[코스인코리아닷컴 장미란 기자]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화장품 주가에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 빅2로 꼽히는 LG생활건강은 최근 주가 100만원을 돌파하며 황제주에 등극했다. 연초 60만원대이던 LG생활건강 주가는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 등에 힘입어 100만원 고지를 넘겼다.
시가총액도 16조87억원으로 연초(9조6520억원)보다 65%가량 늘어났다. 시가총액 순위는 16위로 뛰어 올랐다.
등락을 거듭하던 아모레퍼시픽의 주가에도 상승 곡선이 그려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11월 중순 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현재 4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사의 전망도 밝다.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인바운드 회복 등으로 4·4분기 이후 높은 실적 모멘텀이 가능해 보인다”며 “중국 내 브랜드 인지도 개선과 온라인 채널 확대에 의한 지속적인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중소업체들 가운데서는 주가가 휘청이는 곳이 적지 않다.
토니모리는 지난 7월 10일 공모가 3만2000원, 청약률 771.1대 1을 기록하며 유가증권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상장 첫 달인 7월 16일 8만19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4만원대로 내려 앉았다.
11월 26일 오후 2시 21분 현재 토니모리는 전날보다 250원(-0.57%) 내린 4만3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토니모리의 주가 하락에 대해서는 메르스 사태에 따른 실적 부진과 함께 상장 초 주가가 공모가에 비해 너무 올랐던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나은채 연구원은 토니모리에 대해 “1분기 매출 성장률은 12%였으나 2분기부터 메르스로 인한 국내 사업 부진이 불가피했다”며 “3분기부터 성장성 회복이 예상되나 IPO 당시 제시한 연간 성장률 20%는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에이블씨엔씨의 주가에도 메르스 사태의 여파가 머물고 있다. 2014년 힘겨운 한 해를 보낸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초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를 만난 후에는 등락을 거듭하며 좀처럼 날아오르지 못하고 있다.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3% 감소한 899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시장 반응을 흐리게 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송광수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며 에이블씨엔씨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메르스 사태에 더해진 중국 정부의 따이공(보따리상) 규제 여파도 중소업체들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산성앨엔에스는 11월 26일 11시 25분 현재 전날보다 900원(2.41%) 오른 3만8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보다 주가가 오르기는 했지만 올 한 해를 놓고 보면 지난 6월 26일 최고가인 12만4200원을 찍은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는 모습이다.
이 같은 주가 흐름은 산성앨엔에스의 저조한 3분기 실적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산성앨엔에스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0.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55억으로 지난해보다 17.6%가 줄었다.
중국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따이공이 중국 정부의 강한 규제에 발목이 잡히면서 직격탄을 맞았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대신증권 박신애 연구원은 “산성앨엔에스는 시련의 시기를 맞았다”며 “중국 내 물량의 70% 가까이를 담당하는 대리상 매출 중 따이공을 통한 밀수 물량이 상당 부분 존재했고, 2분기부터 중국 정부가 갑작스럽게 따이공 규제에 나서면서 매출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 위생허가 취득 제품의 점진적 증가와 중국 내 안정적인 유통채널 모색, 연말까지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 7000개 확대 등은 주목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도 “따이공 규제 등에 따른 추가 리스크는 적을 것”이라며 “화장품은 비준동의안 처리를 앞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가장 큰 수혜 종목으로 꼽히는 만큼 중소업체들에 반등의 기회가 곧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코스인코리아닷컴 장미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