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브라질 통화가치 하락, 우리기업 대응전략 마련해야"

KOTRA(사장 김재홍)는 29일 ‘브라질 헤알화 가치 하락에 따른 브라질 경제 동향 및 우리 기업 대응 방안’ 보고서를 통해 우리 기업이 위기 대응체제를 갖춰 줄 것을 주문했다.

미 달러 대비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지난 5년여 동안 두 배 이상 상승해 지난 9월에는 1994년 이후 최고치인 1달러당 4.25헤알을 기록했다. 경제성장은 2010년부터 점차 둔화돼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며, 수출, 수입, 민간 소비 또한 전년 대비 모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침체로 인해 상파울루주는 발주 예정이던 주요 고속도로 및 지하철 프로젝트를 취소했다. 지난 9월 신용평가기관 S&P는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BB+)으로 강등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KOTRA 상파울루 무역관에 따르면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에서 생산공장을 가동하는 자동차, 전자제품 및 가전제품 기업들은 주로 한국을 포함한 해외에서 핵심 부품들을 수입 조달하기 때문에 환율 폭등으로 금전적 피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브라질 주요 투자국인 네덜란드, 미국, 스페인의 많은 기업들은 투자를 보류하거나 철수하는 상황이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브라질 마나우스 내의 자사 공장을 매각했고, 영국의 HSBC은행은 지난 9월 자사의 브라질 사업부문을 매각할 것을 발표했다. 일본 기업은 올림픽을 앞둔 브라질 진출에 관심은 있으나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어 관망세를 유지 중이다.

반면 중국은 오히려 브라질 시장 진출 가속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5월 19일 리커창 총리는 브라질을 방문해 인프라와 자원, 에너지, 농축산 사업 등 약 533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협정에 서명하며 경제 협력에 불을 지폈다. 실제로 중국 자동차 기업 체리(Chery)는 연내 브라질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고 1만 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KOTRA는 브라질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우리 기업은 위기 극복 및 대응체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브라질 고소득층을 공략하는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을 펼치거나 저가형 제품으로 위축된 중산층을 겨냥하는 이중전략도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의 브라질 수출입 동향(자료 출처: 한국무역협회)>


한국의 브라질 수출입 동향(자료 출처: 한국무역협회)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