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수탁 생산하고 있는 한솔테크닉스 베트남 법인이 올 3분기까지 1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생산 기지를 베트남으로 옮긴 삼성전자가 현지서 외주 생산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한솔과 삼성전자 협력 관계가 깊어져 주목된다.

30일 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솔테크닉스는 올 1월부터 9월 말까지 휴대폰 조립 사업 부문에서 1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가 최근 공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휴대폰 조립사업(EMS)을 진행 중인 베트남 법인 ‘한솔전자베트남’이 지난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104억2500만원을 달성했다.
한솔전자베트남은 지난해 12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흑자전환이 확실시 된다.
한솔전자베트남은 한솔그룹이 휴대폰 조립 사업 진출을 위해 2013년 6월 설립한 기업이다. 그룹 계열사인 한솔라이팅이 37억원을 투입해 지분 60%를, 그룹 내 다른 정보기술(IT) 계열사인 한솔테크닉스가 16억원을 출자, 30%의 지분을 마련했다.
이후 지난 5월 한솔라이팅이 투자부문을 인적분할하고 사업부문을 한솔테크닉스에 흡수·합병시키면서 현재는 한솔테크닉스 종속 회사가 됐다.
2014년 상반기까지 공장과 설비를 갖췄으며 본격 가동은 작년 하반기에 시작됐다.
한솔전자베트남이 본격 가동된 지 1년도 채 안 돼 괄목 성장한 데는 핵심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솔전자베트남은 삼성전자 휴대폰 외주 생산을 전담하고 있다. 법인 설립 후 1년여간 양산 시설을 갖춰 작년 하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삼성의 주문이 늘면서 한솔전자베트남 실적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단가가 낮은 일반 휴대폰(피처폰)이 아닌 스마트폰을 제조하고 있다는 점도 수익 창출에 보탬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솔테크닉스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에서 삼성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외주 생산하는 건 드문 경우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스와 같은 부품을 외부에서 조달해도 스마트폰 조립을 협력 업체에 맡기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최근 몇 년 사이 스마트폰 생산 기지를 베트남으로 옮겼는데 현지서 외주 생산 체계도 동시 가동하고 그 비중도 점차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삼성전자와 한솔 간 협력 확대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스마트폰 시장 대응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외주 생산 비중을 높여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MS(Electronic Manufacturing Service)=전자제품 제조와 납품을 일괄 제공하는 제조 전문 사업을 뜻한다. TV·PC·스마트폰 등 전자분야 신제품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EMS 사업이 부상했다. EMS를 이용할 경우 설비투자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이 대표적인 EMS 기업이다.
<자료: 한솔테크닉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