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LCD 부문, 재팬디스플레이에 매각되나

샤프 LCD 부문, 재팬디스플레이에 매각되나

재팬디스플레이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일본 샤프 LCD사업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샤프 LCD는 재팬디스플레이 품에 안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1일 마이니치신문은 재팬디스플레이(JDI) 대주주인 민관합작펀드 산업혁신기구(INCJ)가 재팬디스플레이에 추가 출자해 샤프 LCD사업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자세한 출자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 9월에는 대만 혼하이그룹이 인수를 제안한 바 있다.

샤프는 경영난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전체 매출 28%를 차지한 LCD사업 분사 또는 매각을 검토해왔다. 샤프 LCD사업 부문은 주력 제품인 LCD TV 패널과 중소형 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올해 적자 전환했다. 직원 10%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INCJ는 기술 해외 유출은 피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을 고려해 샤프 LCD부문 인수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신 샤프 라이벌인 JDI 지분 36%를 가진 대주주인 관계로 직접 인수보다는 JDI를 활용한 인수를 검토 중이다.

마이니치는 국민 세금이 투입된 INCJ 성격상 손실 발생 여부가 인수결정에 중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샤프는 9월 말 현재 7500억엔 부채를 안고 있어 인수를 전제로 주력 거래 은행인 미즈호은행과 미쓰비시·도쿄·UFJ은행에 채권 포기를 요청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통합에 걸림돌은 있다. 양사를 합치면 중소형 액정 패널 세계 시장 점유율 30%를 초과하고 중국 등 각국 경쟁 당국이 독점 금지법에 저촉된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밝혔다. JDI 자회사 형태가 되면 중복 공정 매각과 구조조정 등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샤프 현금창출원(캐시 카우)이었던 디스플레이 부문은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디스플레이를 납품하며 승승장구했지만 경쟁 기업이 가격 하락을 주도하면서 고객 기반을 잠식당했다.

샤프 LCD사업은 지난해 회계연도 연결 매출액 9071억엔, 영업이익 301억엔을 기록했다. 올해 회계연도 1분기(4~6월)에는 스마트폰용 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137억엔 적자를 냈다. 중국 시장 경쟁 심화로 향후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초 미즈호은행 등이 실시한 LCD 사업 평가액은 3000억엔 수준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