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삼성 사장단 인사]무선·VD… 주력 사업부 임원 칼바람

사장단 인사에 맞춰 진행한 임원 인사에서 상당수 임원이 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사장단이 안정 속 연속성에 중점을 둔 반면 임원 인사는 조직 축소에 방점을 찍었다. 공식 발표는 4일께 이뤄지지만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을 전후해 해당 임원에게 인사 사항을 통보했다.

삼성전자 VD사업부와 무선사업부가 위치한 수원디지털시티 <전자신문DB>
삼성전자 VD사업부와 무선사업부가 위치한 수원디지털시티 <전자신문DB>

1일 삼성전자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소비자가전(CE)과 IT·모바일(IM)부문 주력 사업부인 영상디스플레이(VD)와 무선사업부에서 임원 6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VD사업부 23명, 무선사업부 38명으로 각 부문 매출과 수익을 책임지는 사업부라는 점에서 올해 삼성전자 임원 인사에 ‘비상경영’ 의지를 담았다.

VD사업부는 삼성SDI 전출을 비롯해 20여명이 자문역으로 물러났다. 부사장부터 상무까지 모든 직급에서 퇴임자가 발생했다. 해외 재직자 중에서도 4명이 자문역으로 이동했다. 무선사업부도 사업 규모를 축소한 PC를 비롯해 스마트폰, 이미징, 구매, 개발, 해외 등 전 분야에서 퇴직을 피하지 못했다.

VD사업부는 올해 실적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0년 이후 1~3분기 연속 영상기기 매출이 7조원을 넘지 못하며 올해 실적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적자를 극복하며 하반기 상승 궤도에 올랐지만 10여년 만에 미래전략실 경영진단을 받으며 쇄신 요구를 안팎으로 받았다.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한 김현석 VD사업부장은 이번 인사에서 유임됐다.

무선사업부는 갤럭시S6가 당초 기대보다 부진했던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무선 매출이 1~3분기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2013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별 30조원대 매출 달성에는 실패했다. 2013년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었던 주역으로서 실적 부진이 그룹 전체 위기감을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고동훈 신임 무선사업부장(사장)의 혁신이 주목되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VD와 무선이 삼성전자 실적을 지탱한 핵심 사업부였지만 실적 부진이 그룹 전체 비상경영을 불러왔다”며 “두 사업부를 비롯해 내년 삼성전자에 강도 높은 쇄신과 자구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