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가 한국, 중국, 일본 3국 대학생 창업 인식을 조사했다. 한국은 6.1%만이 창업을 선호했다. 중국은 무려 40.8%가 창업에 긍정적이었다. 최근 한중일 창업환경을 둘러본 기자로서는 이 답변이 실감난다.
3개국 어디서나 창업은 모두 힘들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지만 각종 정부 규제에 치솟는 물가, 치열한 경쟁이 만만찮다.
중국 청년은 왜 창업을 꿈꾸는가. 중국 정부의 ‘대중창업, 만인혁신’ 정책 때문일까. 한국 정부 역시 창조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세계 최고 수준 창업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국내 창업열기는 중국에 비해 떨어진다. 정부 정책지원만으로는 답이 안 된다.
중국 창업 열풍 원동력은 다른 곳에 있다. 성공 스토리다. 창업하고 막대한 부를 축적한 중국인 기업가가 청년에게 꿈을 준다. 맨손으로 알리바바를 성공시킨 마윈 회장, 중국 최대 포털업체 바이두 리옌홍 회장, 스마트폰 역사를 다시 쓰는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 등이다. 제2의 마윈, 리옌홍, 레이쥔을 꿈꾸며 창업에 뛰어든다. 한국은 존경할 만한 젊은 창업가가 없다. 지금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행적을 좇는다.
멘토와 달리 영웅은 스스로 꿈을 말하고 실현하는 사람이다. 그의 말과 행동이 비전이 된다. 창업환경을 아무리 잘 가꿔도 비전이 없다면 의식은 바뀌지 않는다. 앞서가는 선배가 있다면 그를 좇아 창업에 뛰어드는 청년도 생겨날 것이다. 거듭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도전하는 것이 기업가정신이다. 청년 창업 영웅이 나와야 한다.
마크 저커버그는 딸을 낳고 페이스북 주식 99%를 배우자와 함께 만든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딸과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삶을 주고 싶다는 저커버그의 꿈이 실현됐다. 가슴이 설렌다. 우리도 이런 영웅이 필요하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