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미디어 플랫폼·콘텐츠산업 5조 투자…합병후 구조조정 없다"

이형희 SK텔레콤 MNO총괄(오른쪽 첫번째)이 2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청사진 설명회에서 기자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형희 SK텔레콤 MNO총괄(오른쪽 첫번째)이 2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청사진 설명회에서 기자질문에 답하고 있다.

SK텔레콤이 미디어 플랫폼 구축과 콘텐츠 산업 육성이라는 ‘CJ헬로비전 합병 청사진’을 제시했다. 앞으로 5년간 이 분야에 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로써 궁극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시장지배력 전이, 방송 공공성 위협 등 경쟁사가 제기한 우려에도 반론을 제시했다.

◇융합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SK텔레콤(대표 장동현)은 2일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에서 설명회를 열고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기대효과 및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형희 SK텔레콤 MNO총괄은 인사말에서 “최근 재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분다”며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떤지 살핀 뒤 긍정적 요소를 찬찬히 봐 달라”고 요청했다.

이 총괄은 이어진 청사진 발표에서 글로벌 통신방송 산업 현황을 ‘뉴미디어 시대’로 요약했다. 개인화·모바일화·플랫폼 범용화·기술발전 등 영향으로 매체 간, 산업 간 경쟁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AT&T(통신)와 디렉티비(위성방송)가 결합하는 등 M&A가 활발해지고, 넥플릭스 등 OTT사업자가 기술·지역·국가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을 사례로 제시했다.

국내 통신방송 산업이 이런 글로벌 흐름과 동떨어져 공멸 위기에 처했다는 게 SK텔레콤 진단이다. 가입자 유치라는 구시대적 경쟁에 머물면서 수익성 악화, 투자여력 약화, 글로벌 경쟁력 저하라는 악순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총괄은 “이동전화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세계 최초 기술이 나오는데 유료방송에선 안 나오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질적서비스 경쟁으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대안으로 ‘통방융합 플랫폼 구축’과 ‘콘텐츠 산업 육성’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 △글로벌 플랫폼 경쟁력 제고 △문화·콘텐츠산업 진흥 △투자활성화 및 생태계 발전 △미디어 본연의 역할 수행에 앞장서기로 했다.

고객지향적 플랫폼 개발, 뽀로로 같은 콘텐츠 성공사례 재현 등 구체적 목표도 내세웠다. SK브로드밴드가 뽀로로 개발에 앞장섰다는 점을 환기한 후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5년 간 5조원을 투자, 7조5000억원 생산유발효과와 4만8000명 고용유발효과도 노렸다.

◇“경쟁사 우려는 기우” 차분한 반론

경쟁사가 제기하는 각종 우려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차분히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틀에 걸쳐 입장자료를 내며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시장독점 목적’이라고 깎아내렸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는 케이블TV 지역성(공공성) 문제에 대해 “지역성을 살리라는 방송법 취지에 따라 지역생활정보 채널을 별도 운영할 것”이라며 “CJ헬로비전 경험을 활용해 지역주민·지방자치단체·지역 기업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활성화에 대해 이 대표는 “케이블TV 업계는 2012년 이후 침체에 빠지면서 투자를 못해 초고속인터넷 품질이 열악하다”며 “투자를 늘려 속도를 높이고 결합상품 출시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원영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은 시장지배력 전이를 두고 “정부가 시장지배력 전이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많이 마련해놨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형희 총괄은 알뜰폰 문제는 “어쩔 수 없이 이번 합병에 포함된 것”이라며 “주주가치·소비자 선택권·정부정책이라는 3대 가치가 균형을 이루도록 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인력 구조조정은 “SK그룹이 그동안 M&A를 많이 해왔지만 구성원을 고려해 인력문제를 잘 해결해왔다”며 “새로운 조직운영이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케이블TV와 IPTV 부문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구조조정은 전혀 없다”고 잘라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