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 원장 공석이 두 달째다.
진흥원은 대전시가 지역 정보기술(IT)·문화기술(CT)산업을 제대로 키워보겠다며 의욕을 가지고 출범시킨 기관이다.
화려한 출범식과 달리 진흥원은 통합 과정에서 예산이나 시설 장비 이전 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불안하게 출발했다. 기관을 이끌어갈 수장마저 없다.
종전 대전문화산업진흥원과 대전테크노파크 일부 조직을 통합해 진흥원을 만들었다. 초대 원장도 없이 지난 10월 초 개원식을 치렀다.
두 달이 다 됐지만 여전히 원장 자리는 공석이다. 진흥원 모체인 문화산업진흥원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원장 공석 상태는 10개월이나 이어진다. 이효정 원장이 지난 2월 중순 퇴임하면서 문화산업진흥원장 자리는 줄곧 비었고, 이후 진흥원으로 통합되면서 또다시 기관장이 없는 상황이 됐다.
구심점이 없으니 기관이 제대로 돌아갈 리 없다.
권선택 시장은 진흥원 개원 당시 기관장이 왜 없느냐는 외부 시각을 의식한 듯 집부터 잘 지어놓고 사람을 찾겠다고 했다.
그런데 사람을 찾겠다는 시간이 하염없이 길어진다. 일각에서는 선거 전 권 시장을 도왔던 캠프 인사가 내정됐다는 설마저 흘러나온다.
급기야 미래창조과학부가 나섰다. 이달 안에 원장을 뽑으라는 메시지를 대전시에 보냈다.
지역 주요 IT·ICT 산업 정책과 예산 등을 쥐고 있는 곳이 미래부인 점을 감안하면 대전시도 마냥 모른 척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부터 서둘러 공모 절차를 밟는다 하더라도 원장을 선임하기까지 2개월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내년 2월이나 돼서야 원장을 뽑을 수 있다.
진흥원은 당장 내년도 지역 ICT산업 정책을 비롯해 HD드라마타운 활용 계획 수립 등 숙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기관장 없이 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진흥원이 제때 자리를 잡지 못하면 지역 산업 활성화도 저만큼 멀어질 수밖에 없다.
신선미 전국부 부장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