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발표가 임박했다. 시장 화두 중 하나인 결합상품 평가가 강화되면서 결합상품 시장 획정 여부, SK텔레콤 이동전화 중심 결합상품 점유율이 50%를 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분석 작업을 대부분 마무리하고 이달 말 각 이동통신사에 결과를 통보한다. 지난 4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킥오프 미팅을 가진지 8개월만이다. 이통사는 지난 9월 통계용 자료를 제출했고 미래부와 KISDI는 이를 분석, 의미를 도출하고 있다.
경쟁상황 평가는 시장지배적 사업자 획정 근간 자료다. 비대칭규제와 유효경쟁 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 올해 통신 경쟁상황 평가는 SK텔레콤 시장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상태에서 진행돼 주목을 받았다. 특히 시장환경 변화에 따라 결합상품 분석을 세분화하고 심층 분석하는 데 초점을 뒀다.
업계 최대 관심사도 결합상품 시장 평가 결과다. 결합상품은 시장 포화로 매출 증대가 어려워진 이통사가 수익을 늘리고 고객 이탈을 막는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까지 주요 평가 대상이 아니었지만 경쟁상황 평가 핵심 이슈로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부는 ‘결합상품’ 시장을 무선, 유선, 초고속인터넷, 전용회선처럼 별도 시장으로 획정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시장을 획정하면 해당 시장에서 시장지배력(시장지배적 사업자)을 평가할 수 있다. 결과에 따라 규제가 뒤따를 수도 있다.
하지만 결합상품이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시장 획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이 맞물리면서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 방통위 소관인 방송과 결합이 전체 시장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당국자 고민이 한층 깊어졌다.
SK텔레콤 이동전화 중심 결합상품 점유율이 50%를 넘을지도 관심사다. SK브로드밴드를 포함한 SK군의 이동전화 중심 결합상품 점유율은 2012년 43.4%에서 2013년 48%로 상승했다. 올해 50%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50%는 지난 10월 말 기준 SK텔레콤 무선시장 점유율(알뜰폰 포함) 49.48%를 넘어서는 수치다. 무선시장 시장지배력이 초고속 인터넷, 인터넷 전화, 유선전화 등 유선시장으로 전이됐는지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
경쟁사는 이동전화 중심 결합상품 점유율 50%는 시장지배력 전이를 방증하는 직관적 수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유치하는 결합상품 가입자는 SK브로드밴드 고객이 아닌 경쟁사 고객으로 ‘무선-유선 간 지배력 전이 가속’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결합상품 시장이 활성화될수록 점유율은 단품(무선) 시장 점유율로 수렴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즉 결합상품 점유율도 이동통신 시장 5:3:2 구조와 닮아가는 것일 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동전화 점유율이 50%인데 결합상품 점유율이 70~80%라면 당연히 문제가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시장지배력 전이나 이에 따른 이용자 피해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2015 경쟁상황 평가 결과는 내년 초 일반인에게 공개될 전망이다.
이동전화 중심 결합상품 점유율(%)
자료:KISDI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