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 2016년 국가 주력 수출산업으로 육성

정부가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 모델을 새해 수출 주력산업으로 집중 육성한다. 가사도·가파도 등지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한 실증경험이 축적된 만큼 해외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만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산·학·연·정부가 함께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정보를 공유하고 전략적으로 해외 확산 방안을 모색한다.

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국무조정실을 주축으로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 해외진출 확대 방안을 짜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오는 10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올해 5월부터 진행한 ‘에너지자립형 마이크로그리드 해외 확산 과제’에 대한 최종보고회를 연다.

마이크로그리드 해외 확산 과제는 녹색기술센터(GTC)와 삼정KPMG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행한 사업으로 우리나라와 해외, 정책 부문에서 마이크로그리드의 시장 가능성과 수출 전략 등을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보고회에선 해외 진출 전략과 국제기금 연계 방안, 기술진화 전략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날 발표된 내용을 모아 마이크로그리드 수출 확대 계획을 수립, 이르면 이달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계획에는 전문단체 설립과 사업 확대, 표준화 대응, 국제기금 활용 등 각 부문에 걸친 단계별 추진 전략이 포함된다. 올해까지는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에 민간기업 참여를 독려하고 실증 확대와 제도 개선에 비중을 뒀다면, 새해엔 협의체 운영, 국제표준 대응, 다자간개발은행 및 개발도상국가과 전략적 제휴를 늘려갈 계획이다.

우선 목표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다자간은행을 연계한 에너지 고립지역 진출이다. 개도국은 비전력화 지역이, 선진국은 휴양리조트 등이 집중 공략 대상이다. 민관 협의체는 마이크로그리드 관련 단체와 녹색위원회 민간위원 등 전문가, 관련 부처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국제 표준 대응은 상대적 취약분야로 꼽히는 소재 및 핵심부품 수입의존 문제 해결 차원에서 진행된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요소기술 분야 재정지원을 늘리고, 국제공동연구 프로젝트를 발굴해 중장기적으로 우리 기술 고도화와 에너지 보안과 같은 고급 시장에서의 경험을 확보한다는 밑그림이다.

아프리카 모잠비크 비전력화 지역에 설치된 마이크로그리드용 태양광 설비.
아프리카 모잠비크 비전력화 지역에 설치된 마이크로그리드용 태양광 설비.

국가별 해외진출 맞춤형 지원도 준비 중이다. 선진국은 대기업과 공기업이 중소기업과 함께 진출하도록 유도하고 개도국은 정부와 공공기관 협력으로 국제기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자체적으로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이 형성돼 있는 국가는 전략적 제휴 방식으로 협력채널을 개설해 해외공관과 KOTRA 등을 활용한 민간교류 지원을 추진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섬 지역을 대상으로 한 마이크로그리드 실증사업 성과로 정부 차원의 수출산업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국제기금을 활용한 해외시장 진출 작업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마이크로그리드 수출산업화 전략은 세계적으로 신(新)기후변화 체제와 에너지인프라 구축 이슈가 급부상하면서 대두됐다. 개도국은 국가 에너지 공급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전력설비를 확대해야 하지만 이와 동시에 기후변화에도 일정 역할을 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고 분산전원 형태로 지역단위 전력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마이크로그리드를 대안으로 주목한다. 업계에서는 2013년 50억달러 규모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이 2020년 20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2020년 현지 시장규모가 57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프리카는 사하라 사막 이남 전기 미공급 지역에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을 도입하는 ‘오바마 이니셔티브’ 이후 160억달러 투자를 계획하는 등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유럽연합(EU)도 ‘에너지 2020 전략’ 일환으로 정부와 전력사업자가 5000만유로 규모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는 공기업 중심으로 K-MEG, 가파도, 가사도 등 실증사업 중심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울릉도 친환경에너지 자립섬 관련 민관 공동 특수목적법인(SPC)을 가동하는 등 민간 중심의 상용화 산업으로 키워가는 단계에 있다.

해외 진출 사례로는 모잠비크 전력화 사업 등 한전을 중심으로 개도국 전력화 사업 위주 성과가 나온 상태다. 최근에는 캐나다 파워스트림과 기술협력을 체결하고 소규모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에 착수하는 등 북미시장 공략에서도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

<마이크로 그리드 주요 실증사업 현황(자료: 업계취합)>


마이크로 그리드 주요 실증사업 현황(자료: 업계취합)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