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 특허 침해 배상금 지급… 특허 무효 소송으로 반전 노려

삼성이 애플에 특허침해 관련 배상금 5억4800만달러(약 6248억원)를 지급한다. 소송 시작한 지 4년 8개월 만이다.

특허전문 사이트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핀치 투 줌(Pinch to Zoon)’ 특허소송 관련 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애플과 합의했다. 핀치 투 줌은 손가락만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움직이거나 확대·축소하는 기술로 양사 간 특허분쟁 중 핵심 이슈다.

배상금 지급은 애플이 청구서를 보내오면 10일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두 회사는 오는 10일 새너제이 지원에서 루시 고 판사 주재로 회의를 열어 환급 여부와 재판비용 부담, 이자지급 등 문제를 논의한다.

삼성, 애플 특허 침해 배상금 지급… 특허 무효 소송으로 반전 노려

하지만 삼성이 특허 침해를 100% 인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후 재판 진행상황에 따라 배상금을 일부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돌연 배상금을 지급키로 결정한 이유다.

삼성전자가 “특허 침해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배상금을 지불하고 상고심의 판결 등에 따라 돌려받기로 한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삼성이 환급에 자신감을 내비치는 이유는 이미 애플 특허 무효 판정으로 배상금액이 절반 가까이 줄어서다. 최근 핀치 투 줌과 함께 핵심 쟁점인 애플 둥근 모서리 관련 ‘트레이드 드레스’ 특허권(특허번호 D677)이 미국 특허상표청으로부터 무효 판결을 받았다. 무효가 된 특허에 대한 배상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어 배상액이 9억3000만달러에서 현 수준으로 낮아졌다.

핀치 투 줌도 지난 2013년 미국 특허상표청에서 무효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법적인 의미에서 최종 무효 판정은 아니어서 애플 특허는 아직 유효하다. 대법원 항고에서 최종 무효 선언이 되면 삼성은 애플에 지급했던 배상금을 돌려받게 된다.

한편 특정 데이터를 터치하면 관련 앱이나 창으로 연결해주는 시스템 ‘데이터 태핑’과 관련해 2차 소송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5월 2차소송 1심 배심원단은 삼성은 애플에 1억1962만5000달러를, 애플은 삼성에 15만 8400달러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내면서 애플 손을 들어줬다. 현재 양측 모두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