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은행지점에 방문하지 않고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신한은행 ‘써니뱅크’가 서비스 과대 홍보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당국까지 이례적으로 민간 은행 서비스 플랫폼을 내세우며 대대적 홍보에 나섰지만, 실제 내용이 과장됐다며 일부 은행이 비판하고 나섰다. 비대면 인증수단을 준비했던 경쟁 은행의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모바일 특화 금융서비스 ‘써니뱅크’가 금융당국의 홍보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일부 서비스가 과대포장됐다는 목소리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 비대면 실명확인을 처음 도입한 ‘써니뱅크’와 대면 창구 수준 업무 처리가 가능한 무인스마트점포 ‘디지털 키오스크’를 공개했다. 써니뱅크 대출과 국외 점포 계좌간 해외송금 서비스에 대해 일부 은행이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신한은행의 써니뱅크 특화 모바일 대출 ‘직장인 대출’을 지적했다.
신한은행은 ‘당일 OK’라는 문구를 내세웠지만, 직장인 대출을 포함한 일부 대출 서비스는 건강보험 자격득실 확인서, 연금산정용 가입내역 확인서 등 제반 서류를 신한은행에 팩스로 보내야 한다.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을 통해 서류를 보내야 하기 때문에 주말과 공휴일에는 이용 자체가 되지 않는다. 팩스로 서류를 접수하면 해당 콜센터 직원이 수작업을 거쳐 승인을 내주는 구조여서 일부 은행은 ‘모바일 전용 대출’이라고 하기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팩스로 해당 서류를 받아 대출해주는 것은 이미 저축은행 등도 하고 있는 서비스”라며 “써니뱅크에서 선보인 대출 상품이 여러개인 데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해 오해 소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써니 모바일 간편 대출은 빅데이터 기반 무서류로 신청 5분만에 승인 가능하다. 하지만 새내기 직장인 대출과 군인 대출 등은 ‘특화 모바일 대출’로 홍보되고 있지만 팩스 승인을 거쳐야 한다. 우리은행이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서류 접수 없이 24시간 365일 실행하는 모바일 대출과 대비된다.
24시간 이용 가능하다는 것도 365일 언제 어디서든 이용 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라 서류 신청 후 24시간 이내 대출을 승인해준다는 의미다.
환전서비스도 기존 스피드업 환전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국외점포 송금서비스가 과대 포장됐다는 지적이 일었다.
실제 써니뱅크는 해외 송금 시 입력항목을 최대한 간소화해 모바일에서 3분만에 송금신청이 완료될 수 있도록 했다. 비대면 실명 확인을 통해 누구나 송금 신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써니뱅크 국외점포 계좌간 해외송금은 베트남 한 곳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경쟁 은행 관계자는 “상당 수 은행이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국외점포 계좌간 송금을 7~8개국에서 이용가능하도록 했지만, 신한은행은 베트남만 이용 가능해 오해의 소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용국에 대한 정확한 고지나 설명이 없어 실제 이용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은 “직장인 대출은 안내문구상 무서류가 아닌 무방문으로 언급해 문제될게 없다”며 “팩스를 받아 처리하는 업무는 연금공단 등 해당 기관 업무상 부득이한 경우로 상담사등을 통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적극 수용해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