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창조경제 시대의 새로운 기회 `스마트미디어`

시스코는 2011년에 흥미로운 보고서를 발표했다. ‘TV의 미래(The future of television)’라는 보고서는 미래에는 ‘똑똑한 스크린’이 어디에나 있을 것이며, 각자 위치한 장소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침실 한쪽 벽에 설치된 거대한 스크린은 TV로 쓰이다가 액자가 되기도 하고 아침에는 자명종이 되기도 한다. 길거리 스크린은 행인을 위한 맞춤형 광고와 정보를 제공한다. 욕실, 사무실, 강의실, 버스 정류장, 차 안에 있는 스크린도 각기 설치된 장소에 따라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며 다양한 역할을 한다.

이승엽 K-ICT 스마트미디어센터장(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차장)
이승엽 K-ICT 스마트미디어센터장(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차장)

과거에는 SF영화에서나 나올 법했던 이야기가 우리 삶 속에 실현되고 있다. 스마트폰에 이어 TV도 ‘똑똑한 TV(스마트TV)’로 변화했다.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길거리에도 ‘똑똑한 광고판 또는 게시판(디지털 사이니지)’이 설치되고 있다. 스키장에 가지 않아도 실감미디어, 가상현실미디어로 마치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스마트미디어가 어느덧 우리 생활 속에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스마트미디어는 창조경제 시대에 새로운 기회다. 혁신적 아이디어를 갖춘 개인이나 기업은 누구나 스마트미디어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양한 분야와 융합해 서비스와 콘텐츠를 구현할 수 있어 잠재력은 무한하다. 아직 이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스마트폰에서 이미 해외 IT기업에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내주었던 우리로서는 스마트미디어 분야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른 ICT 산업이 그렇듯 스마트미디어 산업에서도 생태계 활성화가 중요하다. 생태계 안에서 상상력과 창의성을 갖춘 개인과 기업이 자신의 창의적 자산을 활용해 활기차게 사업을 시도하고 혁신적 실패와 성공을 거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과 벤처가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시장 진출과 성장에 정부 지원도 중요하다.

정부는 작년 5월부터 젊은이가 많이 모이는 서울 홍익대 근처에서 ‘K-ICT 스마트미디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는 스마트미디어 관련 기술과 서비스 개발을 위한 테스트베드가 설치돼 있다.

1인 기업과 벤처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화를 돕기 위한 멘토링과 컨설팅을 지원하며 전문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4년 한 해에만 센터에서 벤처기업에 지원해 준 덕분에 총 20억원 매출을 추가로 올리는 효과를 창출했다.

올해는 서울센터에 이어 경기, 대구 지역에 K-ICT 스마트미디어센터를 추가 구축한다. 서울센터 성공 운영으로 확보된 벤처 지원역량을 지역에 기반을 둔 창업으로 확대해 균형 잡힌 스마트미디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함이다. 서울센터는 스마트TV앱, 경기센터는 인터넷 동영상서비스와 1인 미디어, 대구센터는 디지털 사이니지와 실감미디어 특화센터로 운영된다.

개인과 기업의 창의적 상상력이 스마트미디어의 중요한 자산이 되지만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창의적 자산을 훌륭한 서비스로 구현해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K-ICT 스마트미디어센터는 창의적 상상력을 가진 벤처와 예비창업자가 서비스를 개발하고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꼭 필요한 조력자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서비스나 제품으로 만들기를 주저하고 있는 개인과 벤처가 있다면 K-ICT 스마트미디어센터 문을 두드리기 바란다. K-ICT 스마트미디어센터가 서울에 이어 각 지역에서도 미디어벤처의 성공 붐을 일으킬 것을 확신한다.

이승엽 K-ICT 스마트미디어센터장 yeopcp@kc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