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초 정부는 6대 분야(교통·에너지·관광·도시·교육·의료) ICT융합사업을 바탕으로 2020년 ICT생산 240조원, 수출 21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는 K-ICT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ICT산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신수요 창출을 목표로 추진했다. 이러한 ICT융합사업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융합을 위한 인프라와 글로벌 경쟁 해결을 위한 리더라 할 수 있다.
먼저 글로벌 리더 제품 측면에서는 잠시 주춤한 사이 중국이 한국의 많은 제품을 따라잡아 리더로 오르고 있다. 이제 제조업 제품으로는 한계가 있음이 입증됐다. 이의 해결책이 바로 ICT융합이기에 정부도 선도적인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문제는 그 효과다. ICT융합에 해당되는 대부분의 기술개발 기업은 오래전부터 정부 R&D 자금에 생명줄을 걸고 기업을 겨우겨우 유지하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정부 지원금이 없으면 바로 기술개발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 많은 기업이 이미 개발한 ICT융합은 특성상 지식서비스와 결합돼 사업화가 진행되는 특성이 있다. 즉 더는 제조업만으로는 안 되기에 ICT융합 지식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해야만 신산업창출이 가능함을 이미 선진국 많은 신제품에서 입증하고 있다. 애플 스마트폰과 콘텐츠서비스, 스마트 팩토리와 물류유통 결합산업, 의약품과 웰니스 케어 서비스 연결 등 단순한 제품판매로 산업을 형성할 수 없는 시대에 와 있다.
이러한 ICT융합 산업·제품기술 핵심에는 기술협력과 인간탐구 신기술 접목이 중요하다.
ICT융합 중요 요소인 사물인터넷(IoT)에서 글로벌 협력 생태계로 작은 기술을 큰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iFTTT나 ThingWorks 등 IoT 생태계 플랫폼에서 알 수 있다. 또 인간탐구 신기술 적용 예로는 폰트 설계, 외관 디자인, 색상 선택 등 모든 것에 인간의 심미적 요소를 집중연구·적용해 스마트폰을 예술품으로 격상시킨 애플 아이폰 사례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또 라이프스타일 변화 예측에 의한 제품 마케팅과 만성질환 치료, 치매환자 케어 그리고 사회적 미래문제(고령화, 저출산, 건강보험 고갈, 사회갈등, 시장변화)의 중요한 국가정책에 이르기까지 실로 광범위하게 인간탐구 ICT융합이 적용되고 있다.
인간은 사실 눈에 보이는 육체적 상태 외에 생리적 상태, 심리적 상태, 사회적 관계상태, 정신과 영적 상태까지 매우 복잡해 실제로는 제대로 된 분석을 할 수가 없었으나, 생체정보(혈압, 맥박 등)와 활동, 수면, 심리상태, 사회적 관계, 스트레스 등을 이제는 수치로 측정하는 Quantified Self IoT 기술 등으로 많은 영역에서 성공가능성을 제품으로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런 기술이 제품화돼 신산업으로 발전하는 데 무엇보다 또 다른 장벽은 규제다. 미국 포지티브 국가 규제 정책 덕에 애플은 개인정보가 노출될 수밖에 없는 헬스케어사업에도 용이하게 진출하게 됐다. 한국은 아직도 헬스케어 사업은 불가능한 상태다.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헬스케어산업을 이미 실현하고 있다.
긴 시간이 걸리는 인증제도나 법으로 제시되지 않은 제품 판매가 금지되는 현재의 네거티브(Negative) 법규제 방식으로는 한국의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선진국의 포지티브(positive)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정책이나 규제 없이도 선진적 서비스는 현재 법테두리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일괄적 사회규제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 즉 폐해가 무엇인지 다 규명한 뒤 제품 판매나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 아니라, 제품 판매나 서비스 기업 측에서 폐해에 대해 징벌적 책임을 다한다는 조건 하에 선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포지티브 규제정책을 펼쳐야 한다. ICT융합 최신 기술이 신속히 제품으로 시장 진출이 가능하도록 하는 획기적 규제 철폐 방식 전환이 필요하다. 최소한 미국 수준 포지티브 정책 정도라도 허용돼 ICT융합 신산업으로 한국의 미래가 조속히 열리기를 기대한다.
조위덕 아주대학교 교수, 유비쿼터스컨버전스연구소장 wdukech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