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저성장 국면 고착화에 대비해야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새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직전 예상치 3.1%에서 추가로 낮췄다. 3.0% 성장률도 내년 세계 경제성장이 올해(3.1%)보다 높은 3.6%를 기록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 KDI는 세계 경제상장률이 올해 수준에 머문다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2%대 중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실상 내년 경제성장률이 2%대에 그치면서 저성장 국면이 고착화할 것이라는 우려다. 다수 민간 경제연구기관은 이미 내년 한국 경제가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해 왔다. 국책 연구기관까지 2%대 성장률 추락 가능성을 공식화한 셈이다.

가장 큰 위협은 미국과 중국이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대외 의존도가 높다 보니 해외 영향에 취약하다.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제 불안 등 이른바 ‘G2 리스크’가 우리나라 새해 경제에 최대 변수로 꼽힌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취약 신흥국이 금융위기를 겪으면 우리 경제는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 구조다. 중국 경제 성장이 급격히 둔화되면 우리는 가장 큰 시장이 축소되는 문제에 노출된다.

외생 변수라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우선 금융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 KDI는 우리나라 금융건전성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반적으로 나빠졌다고 진단했다. 내부 구조조정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면서 기업 수익성과 매출이 감소했다. 기업과 정부 부채도 늘었다. 가계 대출 상환능력을 점검하고 부실 한계기업은 조속한 구조조정으로 정책 자금이 창업과 성장기업으로 흐를 수 있도록 정책을 새로 짜야 한다.

저성장 국면 대비도 시급하다. 주력산업 성장세는 둔화가 분명한데 새로운 먹거리 발굴은 더디기만 하다. 기업이 움츠리기보다 새로운 도전에 나설 분위기가 필요하다.

내년엔 총선도 있다. 모든 관심이 과도하게 정치 쪽으로 집중될 우려가 크다. 정쟁보다는 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을 혜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