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은 급변하는 IT세계의 변화 트렌드를 읽어내고 대응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리포트를 소개한다. 올해로 설립 16년째인 아이디테크이엑스(IDTechEx)는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 첨단기술 시장조사그룹이다. 최근 한국지사를 설립한 이 회사는 기술리포트를 발간하고 매년 전시회와 콘퍼런스를 개최해 세계에 첨단 기술과 시장 트렌드 변화를 소개하고 있다. 인쇄전자제품, 3D프린팅, 사물인터넷(IoT), 전자태그(RFID), 전지자동차, 웨어러블, 센서, 로보틱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첨단소재 재료, 스마트에너지, 에너지 하베스팅 및 에너지 스토리지, 드론 등 다양한 기술 시장과 트렌드를 소개할 예정이다.
정리=이재구 전자신문인터넷 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
◇적층제조(Additive Manufacturing)기술
3D프린팅과 적층 제조방식은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추세다. 한국에서 구매되는 프린터의 10%만이 자체적으로 제조된 제품이다.
이 시장은 엄청난 성장 여지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단 10%의 기업들이 이 기술을 받아들였다. 지난해 전체 3D프린터 시장 규모는 24억달러(2조8000억원)였으며 오는 2025년까지 99억달러(11조60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매주 새로운 기계, 재료, 가공방식과 앱이 상용화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제품은 다른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예를 들면 이미 로킷(Rokit)에서 팔고 있는 것과 같은 244개의 매우 유사한 열가소성 플라스틱 압출성형기가 있다. 이에 대응할 만한 3D메탈프린터는 6개 업체에서 나오는 34개 모델만을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출하량은 매년 31%씩 증가하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장 뜨거운 트렌드로는 △더 큰 회사의 3D프린터 사업 진입 △하이브리드 3D프린터 등장 △새로운 기술 상용화 △바이오프린팅에 대한 새로운 관심 △더 많은 상업용 3D프린트 전자제품 등장 △값싼 SLA프린터의 시장 파괴 등이 꼽힌다.
◇대기업의 3D프린팅 사업영역 진입
지난해 3D프린팅에 있어서 중요한 트렌드는 거대회사들이 시장을 다양화해 왔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이 시장의 리더는 특화된 3D프린터 제조업체들이었다.
롤랜드DG(Roland DG)는 모노팹 ARM-10이라는 시제품 급속 제작(rapid prototyping)용 3D프린터를 내놓았다. ARM-10은 자외선에 노출됐을 때 레이진을 사용해 반투명한 물체의 층층을 채워준다. 이는 표준 디지털라이트프레싱(DLP)방식을 사용하는 프로젝션 시스템이지만 안전을 고려해 완전히 덮인 캐비넷형으로 만들어져 있다. 하나의 버튼으로 제어할 수 있어 가정용이나 교육용 시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들의 제품 판매량 가운데 50%는 교육용이다. 다양한 시제품 제작기술에는 3D프린팅과 CNC밀링 기술이 포함돼 있다.
이같은 대기업 가운데에는 보쉬의 자회사인 드레멜(Dremel)이 있는데 이 회사는 3D 아이디어빌더(3D Idea Builder)를 출시했다. 드레멜은 플래시포지(Flashforge)라는 열가소성 성형기 브랜드가 바뀐 이름이다.
HP도 멀티젯 퓨전 기술을 바탕으로 2016년 말 3D프린팅에 복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제품의 제작 속도와 부품 강도에 대한 전망은 벌써부터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엡슨역시 자체 기술로 제작한 기계로 오는 2018년까지 3D프린터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아직까지 3D프린터를 전혀 팔지 않고 있는 회사로서는 대담한 도전이다.
◇하이브리드 머신의 등장
지난해 이후 3D프린터 업계에 불어닥친 또다른 강력한 트렌드는 기기방식이 순수한 적층방식에서 하이브리드 생산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높은 정밀도를 가진 밀링 툴은 물론 다양한 툴 헤드를 가진 하이브리드기기가 포함된다.
센트롤(Sentrol)은 수치제어 공작기계(CNC)로 널리 알려진 회사다. 이 회사는 최근 SLS/SLM 방식 주형(모래틀) 제조용 3D프린터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이브리드 SLM과 CNC기기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마츠라 기계(Matsuura Machinery)는 루멕스 어드밴스-25(LUMEX Advance-25) 하이브리드 3D프린터를 출시했다. 특징은 선택적으로 금속의 레이저 멜팅과 고정밀, 고속 밀링을 통합해 작업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기기라는 점이다. 이 기기로 만들어진 제품은 밀링으로 생산한 것과 똑같은 밀도, 표면거칠기, 수명을 가지고 있다.
DMG 모리(DMG Mori)는 레이저텍65 3D를 발표했다. 이 하이브리드 솔루션은 자유로운 설계를 할 수 있는 분말 메탈 증착공정과 정확한 절단 처리 과정을 결합시킨 것이다.
이를 통해 벽 두께를 0.1mm까지 낮출 수 있다. Z모프(Z Morph)는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수준의 하이브리드 3D프린터와 밀링머신으로서 적층 및 감형제조(addictive a subractive fabrication) 기술 등을 이용해 다양한 플라스틱, 고무, 세라믹 및 초콜릿을 만든다. 이 기기는 3D밀링머신 역할을 하기도 한다.
현재 Z모프팀은 픽앤플레이스(pick and place) 방식 툴 헤드와 5축 만능(universal) 툴 헤드를 개발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 상용화
지난해에는 사이야키(Sciaky)의 3D프린팅 용접기술이 상용화됐다. 사이야키의 움직이는 다축 전자빔 총은 메탈을 층층이 증착시켜 거의 그물망 형태로 만들어 준다.
기존 공급업체들로부터 용접와이어만 공급받을 수 있다면 스테인레스스틸, 코발트, 니켈, 구리, 탄탈륨 같은 광범위한 엔지니어링 합금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는 제조자들이 사실상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면서도 6.3x1.3x1.3m 크기 넓은 부품과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증착비율은 보통 시간당 3~9kg(시간당 250제곱인치)에 이른다. 이들은 지금까지 여러 제품을 판매했다.
카본3D(Carbon 3D)사는 자신들의 새로운 광조형법(streo-lithography) 공정이 이전 방식보다 몇 배나 빠르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층간결합(layer-to-layer bonding)이 보다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적은 양만 공급돼 제품을 사용하는데 제한이 있으며 양산여부는 불분명하다.
이들은 오토데스크 스파크 펀드 및 포드사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았다.
◇3D바이오 프린트에 대한 관심
3D바이오 프린팅은 매우 빨리 개발되고 있다.
단백질, 효소, 항체, DNA 같은 바이오분자를 이용한 잉크제팅(inkjetting) 방식 3D프린팅은 지난 1988년 처음으로 이뤄졌다.
그리고 2004년 포유류 세포의 잉크젯 프린팅이 가능해졌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은 3D바이오 프린팅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이뤄냈다. 3D프린팅은 실제조직을 대신할 수 있는 섬유조직의 인쇄를 가능하게 해 준다.
이와 관련, 올 들어 폭발적인 관심을 끈 것은 급속한 상용화다.
ID테크이엑스에 따르면 3D바이오 프린팅 시장은 2024년까지 60억달러(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소비재 부문 거대기업인 프록터앤갬블(P&G)은 올 들어 자신들이 3D바이오 프린팅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싱가포르 과학기술연구청과 제휴, 다국적 연구벤처를 제안하는 대학들에게 기금을 내놓았다.
3D바이오 프린팅 기술 상용화의 선두주자인 오가노보(Organovo)는 올 들어 로레알과 독점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살아있는 세포를 100% 농도로 프린팅할 수 있다. 또한 화장품 테스트용으로 3D프린팅 피부를 개발하고 있다.
3D프린터로 만들어진 피부는 로레알이 개발한 제품을 피부에 발랐을 때 고객들에게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더 많은 상업용 3D프린트 전자제품
보고서는 올해가 3D프린팅 기반 전자제품 혁신을 시작한 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1월 CES 2015에서 복슬8(Voxel8)이 발표된 이후 이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상승했다.
나노테크AMT는 3D프린팅 방식 인쇄전자(Printed Electronics·PE) 분야 선도업체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지난 2006년 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2010년에는 세계 최초로 5축 3D PE 시스템을 공급했다. 급속한 기술 진보는 인쇄된 3D안테나 양산을 위한 최초의 상업용 기기 도입을 이끌어 냈다. 이 고속처리용량을 가진 시스템은 연간 수백만개의 부품을 프린트할 수 있다.
이 솔루션에 대한 수요는 기존 방식에 비해 앞선 기술 및 환경 상의 이점은 물론 비용절감 가능성에 의해 주도될 것이다.
장차 이 방식을 이용하게 될 자동차 및 산업용 시장을 위한 애플리케이션들이 개발되고 있다.
세라드롭(Ceradrop)은 보다 앞선 재료를 사용하는 증착방식 3DPE 및 스마트 3D프린팅용 잉크젯 툴을 생산하고 있다.
최고 3가지의 서로 다른 프린트 헤드가 액체, 바이오, 솔벤트 및 자외선 기반 잉크를 동시에 증착시켜 최고 10mm 두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5축 프린팅은 높은 해상도와 정확성을 제공한다.
◇값싼 스테레오리소그래피(Stereo lithography, SLA) 프린터가 시장 파괴
피치프린터(Peachy Printer)는 SLA 프린터를 100달러(11만8000원)에 팔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제품은 상자에 포장돼 사용자들이 조립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공급될 것이다.
현재 가장 값싼 SLA 프린터는 약 1000달러(118만원) 정도이기 때문에 이처럼 가격이 내려가면 이 제품을 가정과 학교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최저가격이 350달러(41만2000원)부터 시작하는 플라스틱성형기보다 싸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SLA 프린터가 충분한 신뢰성을 갖추게 된다면 전 세계에 3D프린터 공급을 엄청나게 늘리게 될 것이다.
◇더 진전된 열가소성 필라멘트
열가소성 필라멘트 시장의 70%는 PLA(Poly Lactic Acid) 수지이거나 ABS(acrylonitrile-butadiene-styrene) 수지다.
주요 공급자들은 필라멘트 강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베이어 머티리얼 사이언스(Bayer Material Science)에서 브랜드를 바꿔 단 코베스트로(Covestro)는 폴리카보네이트 필라멘트를 만들기 위해 폴리메이커와 제휴했다.
이 제조커뮤니티는 나무섬유, 카본섬유, 자성철, 구리를 포함하는 여러가지 재미있는 PLA 및 ABS용 필러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새롭고 재미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게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