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외교관’으로 나선 헬로키티
올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9월까지 1448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8.8% 늘었다. 지난해 10월 일본 정부가 품목을 확대하고 5000엔으로 최소 한도를 낮춘 면세제도 개편이 관광객 증가에 도움이 됐다. 일본관광국(JNTO)은 새 면세제도 홍보대사에 ‘헬로키티’를 내정, 전국 면세점에 물건을 한아름 안은 키티 포스터를 붙이고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헬로키티는 단순히 캐릭터를 넘어 국가적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41년간 평화와 우정을 강조한 키티 이미지는 산리오 노력과 함께 진화했다. 지난 2008년 일본 관광 홍보대사로 임명된 데 이어 올해 이탈리아 밀라노엑스포에서는 일본관 특별 대사로 활약했다.
도마쓰 가즈오 산리오 IR·홍보과장은 “키티는 산리오를 넘어 일본의 국가적 자산이 됐다”고 소개했다.
지속성 확보를 위한 혁신은 내부에서 나온다. 1980년부터 헬로키티를 디자인한 ‘키티엄마’ 야마구치 유코 산리오 수석 디자이너는 지금도 시부야, 하라주쿠 등 도쿄 번화가로 시장조사를 나선다. 의상, 외모, 행동 등 키티 모습을 시대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키티 활용 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이다.
◇55년 캐릭터 사업 원동력은 고객사랑
산리오 경영 슬로건 ‘작은 선물, 큰 웃음(Small Gift, Big Smile)’은 모든 경영 판단의 기준이다. 산리오는 모든 주주에게 연 2회씩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캐릭터 상품을 선물한다. 올해는 창사 55주년을 맞아 키티 인형이 지급됐다. 키티가 그려진 주식증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선물로 인기다. 모든 주주가 산리오 가족과 팬으로 남길 바라는 츠지 신타로 사장 경영방침이자 사업 전략이다.
산리오는 2019년 헬로키티 주연 영화를 공개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가수로 활동시킬 구상에도 나섰다. 디지털 매체 확대에 힘입어 활동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차가운 이미지의 디지털 세상에 산리오 캐릭터가 가진 따뜻한 모습이 더 많은 산리오 팬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다.
도마쓰 과장은 “아무리 매출이 많아도 고객 사랑을 잃으면 소용없다는 게 산리오 55년 원칙”이라며 “팬이 아닌 이들을 팬으로 만들고 디지털 시대 캐릭터 활동 폭을 넓히는 게 목표이자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도쿄(일본)=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