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결정적 한 방

[기자수첩]결정적 한 방

MP3 플레이어 메모리 용량 32MB 시절부터 IT기기에 빠졌다. 지금도 아내가 챙겨주는 생일선물은 무조건 IT기기다.

스마트폰은 2010년 여름부터 썼다. 지금 쓰는 게 여섯 대째다. 여러 대 써보니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겉만 다르지 속은 같아서다. 내부 운용체계(OS)는 결국 iOS 아니면 안드로이드다.

최근 모질라가 파이어폭스 OS 지원을 중단한다는 기사를 썼다. 직전에는 세일피시 OS를 개발한 욜라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는 기사를 출고했다. 결론은 같다. 모바일 OS 시장에 빈틈은 없다. 기타 OS 점유율은 다 합쳐 2.5%에 불과하다. 명맥만 유지한다.

파이어폭스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웠지만 소비자 관심을 끄는 데 실패했다. 비슷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안드로이드 폰이 여럿이다. 욜라는 투자금 유치에 고충을 겪었다. 제품 출시가 계속 늦어지면서 시장에서 잊혀졌다.

보안만 강조하거나 보급형 기기에만 탑재해서는 소비자 눈길을 돌릴 수 없다.

MS는 최근 OS 대신 코타나를 앞세워 iOS와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껴안으려 한다. PC와 연동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시리’와 ‘나우’가 버티고 섰다. 유사한 전략은 소비자 발걸음을 옮기지 못한다.

삼성 타이젠도 마찬가지다. 타이젠 기기에 국산 게임을 미리 탑재하는 강수를 뒀지만 안드로이드 폰에도 동일한 전략을 쓰기로 해 차별점을 두지 못했다.

전략 성패는 시장에서 판가름한다. 예전부터 국내 휴대폰 대리점에는 iOS와 안드로이드 폰이 아니면 누울 곳도 없다. 시장이 선택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다양한 선택지를 원한다. 모두 같은 답을 원하지 않는다. 정답은 소비자에게 있다. 따라가기보다는 작지만 확실히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략이 있어야 빈틈을 노릴 수 있다. 결정적 한 방이 필요하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