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디지털 클러스터, 삼성·현대차·LG 각축전

속도·연료 등 자동차 상태를 알려주는 클러스터(계기판) 시장에서 LG전자·현대모비스·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경쟁한다.

클러스터가 디지털로 바뀌면서 콘티넨탈과 덴소 등 글로벌 기업과 삼성, 현대차, LG의 한판 승부가 예고된다. 3~4년 후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하나의 디스플레이로 통합되는 시점이 주요 승부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가 내년 디지털 클러스터를 양산한다. 아날로그 바늘이 결합된 세미 디지털 모델로 배경은 LED를 채택한 LCD 디스플레이를 활용한다.

현대모비스는 차량용 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과 칵핏 모듈(정보·편의·조향·공조 시스템을 통합한 모듈로 차량 앞좌석 전면에 배치된 부분) 사업을 하고 있어 부가 효과를 기대했다. 칵핏 모듈 핵심 부품을 내재화하면서 수익성을 높이고 AVN 통합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AVN과 디지털 클러스터 융합 시스템 요구가 높아진다”며 “디지털 클러스터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시너지를 높이면서 미래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내년 말부터 LCD 클러스터를 포함한 11개 부품을 GM에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용으로 공급한다. 세부 부품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기차 모델에 걸맞게 혁신적이고 미래 지향적 디자인으로 꾸민다. 고해상도 IPS(In-Plane Switching) 기반 LCD 계기판으로 색 정확도(해상도)가 높은 것이 강점이다.

삼성전자는 신설 전장사업팀으로 맞불을 놓는다. 삼성 반도체·디스플레이 경쟁력에 기반을 둔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중심으로 핵심 소프트웨어와 부품 분야 물밑작업을 하고 있어 통합 모듈 사업 진출은 시간문제다. BMW를 비롯한 유럽 자동차 업체가 주축이 된 플랫폼 개발 연합체 제니비(Genevi)에서 최근 삼성전자 인력 활동이 눈에 띈다.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를 통합한 미래형 디스플레이 콘셉트를 자동차 업체에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디지털 클러스터를 시작으로 전장 분야 국내 대기업 진출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디지털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와 LG전자 변신이 기대된다. 스마트카로 발전하면서 그에 걸맞은 혁신적 디자인과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국내 기업에는 기회다.

업계 관계자는 “아날로그 시대에는 전통 글로벌 전장 부품 회사 벽을 넘기 힘들었지만 디지털로 바뀌면서 새 기회가 분명히 있다”며 “국내 기업이 융합 시대를 대비하는 첫 단계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었다면 디지털 클러스터는 2단계인 셈이고 향후에는 이를 융합해 가면서 비즈니스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기아차 순정 내비게이션(LF 쏘나타)
현대기아차 순정 내비게이션(LF 쏘나타)
LCD 계기판 예시
LCD 계기판 예시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