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SDN과 NFV도입, 변화의 기로에 선 통신업계

[기고]SDN과 NFV도입, 변화의 기로에 선 통신업계

세계 이동통신 업계 선도기업은 4G 모바일 네트워크를 발전시키면서 5G 이동통신 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발표한 모바일 이코노미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태지역 주요 국가에서도 이동통신 서비스 분야 고속 네트워크 세대교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출발 신호는 이미 울렸다. 5G 상용화를 위한 시범 서비스는 이르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진행한다.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일본은 한 해 앞선 2017년 5G 개념 검증(PoC)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싱가포르 역시 5G 네트워크 구축 경쟁에 합류했다.

5G 네트워크는 수십억 대규모 모바일 사용자를 하나로 연결한다. 통신사는 5G 네트워크 기반 기계 간 통신(M2M)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사용자 중심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는 통신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5G 네트워크가 도입되면 데이터 홍수가 비즈니스 모델과 인프라에 대대적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유연하고 단순한 이동통신망을 구축하고자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와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기술이 적극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술은 통신사가 더욱 민첩하고 능동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새로운 변화도 요구한다.

통신사는 SDN과 NFV 구현을 위해 다음 네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소비자와 기업에 필요한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하려면 하드웨어가 제공하던 네트워크 기능을 소프트웨어(SW)로 대체, 복잡한 운영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드웨어가 아닌 SW 기반 대상을 제어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SDN과 NFV가 영향을 미치게 될 사업 영역을 파악하고 신기술에 바탕을 둔 새로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수립해야 한다. 자동화와 SW 제어 기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SW 개발 기술과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네트워크 환경이 SDN과 NFV에 기반을 두고 SW 중심 구조로 변화하면서 SW 분야 기술은 물론이고 개발·운영 연계가 가능한 조직도 갖춰야 한다. 이는 네트워크 서비스 민첩성을 강화해 수개월에서 수년 걸리던 서비스 개발 기간을 수분에서 수일로 단축할 수 있도록 해준다.

셋째, 조직 내 담당자 역할과 책임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네트워크를 가상화하고 이를 서비스 제공과 분리하면 네트워크 분야에서도 많은 기업이 SW 분야 개발 방식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이미 웹서비스 업계에서는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기술 개발에만 초점을 맞추도록 하고 있다. 네트워크 운영에 최고정보책임자(CIO)가 더 많은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고 있다. 고객 요구를 충족하는 기술적 변화를 지원할 수 있도록 최고마케팅책임자(CMO)와 CIO가 밀접하게 협력하는 구조를 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는 기업문화다. SDN과 NFV 도입으로 통신사는 웹 서비스 기업이나 미디어 사업자와 유사한 SW 중심 사업자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베타 서비스 출시, 실시간 테스트 등 하드웨어 중심 기업은 생소한 서비스 운영 방식에 익숙해져야 한다. ‘통신’이라는 기본 서비스를 벗어나 ‘총체적 고객 경험’에 기반을 둔 솔루션 중심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변모해야 한다.

다가올 미래 통신 환경은 사업자에 민첩한 SW 중심 조직으로 변화할 것을 요구한다. 이제 통신사는 전통적 하드웨어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조직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개념을 운영 전반으로 확장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에 신속한 대응 능력을 갖춘 통신사만이 업계 변화를 수용하고 고객이 요구하는 최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채기병 한국주니퍼네트웍스 대표 kbchai@junip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