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물인터넷 표준 ‘카테고리0’ 건너뛰고 ‘카테고리M’으로 직행

저속·저전력으로 배터리 수명을 늘리고 칩·단말 가격을 낮춘 소물인터넷(IoST, Internet of Small Things) 세상이 성큼 다가왔다. 기술과 서비스 개발 업체가 표준화를 한 단계 건너뛸 것으로 보인다. 내년 말부터 스마트 미터링을 비롯한 다양한 소물인터넷 서비스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통신사업자와 글로벌 장비·칩 제조사가 소물인터넷 표준화 단계인 ‘카테고리 1(Cat.1)’에서 다음 단계인 ‘카테고리 0(Cat.0)’을 거치지 않고 바로 ‘카테고리 M(Cat.M)’ 상용화를 검토하고 있다. 버라이즌이나 일부 유럽 통신사는 공공연하게 카테고리 0보다 카테고리 M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카테고리는 표준화 단체 3GPP 롱텀 에벌루션(LTE) 속도를 규정한다. 카테고리 1과 0, M이 소물인터넷으로 분류한다. 카테고리1 속도는 10Mbps(하향 기준), 카테고리0은 1Mbps다. 더 발전한 카테고리M은 220kbps까지 속도가 내려간다. 업계는 카테고리 M부터 소물인터넷 서비스가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테고리 1은 지원 칩 시제품이 개발됐고 내년 1분기 단말이 출시돼 상용화가 시작된다. 다음 단계로 카테고리0이 아닌 M이 거론되는 것은 0이 1과 비교해 사업적 가치가 나아질 게 없기 때문이다.

카테고리0에서 구현할 예정이던 파워 세이빙 모드(PSM) 기술이 이미 카테고리 1에서 개발됐다. 전력 절감은 소물인터넷 핵심 요소다. 카테고리1을 상용화해 PSM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카테고리0 단계에서 칩셋 가격이 크게 내려갈 것 같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표준에 따르면 카테고리0 지원 칩셋 가격이 카테고리 1보다 절반 정도로 싸다.

하지만 대부분 칩 제조사가 소프트웨어(SW)만 바꾸고 기본 구조를 그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 칩 가격에서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테고리1과 0은 이미 표준화가 완료됐고 M은 내년 3월 완료 예정이다. 통신사 등 관련 업계가 한 단계를 건너뛰면 칩과 단말 디자인, 개발 기간이 그만큼 단축된다. 카테고리M은 1 대비 통신 커버리지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칩셋 가격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내년 말 카테고리 M 지원 단말이 나오면서 소물인터넷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파워세이빙모드가 개발됐고 가격 절감 측면에서도 카테고리0 개발과 상용화는 큰 의미가 없다”며 “카테고리M을 쓰는 LTE-M과 협대역 주파수를 쓰는 NB-LTE가 소물인터넷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 산업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소물인터넷=수백Mbps에서 기가급에 이르는 초고속 네트워크가 아닌 10Mbps 미만 저속 무선통신으로 킬로바이트 단위 적은 데이터를 전달한다. 고속 네트워크에 필요한 고가 칩이 필요 없고 한 달 미만인 배터리 수명도 수년으로 늘어난다. 통신 커버리지가 넓어 일반 IoT 서비스보다 범용성이 크다. 매월 수도·전기·가스 사용량을 자동으로 계측하고 대규모 공장 지대, 스마트홈 분야에서 폭넓게 쓰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이통 3사와 모듈·장비 제조사가 서비스 개발에 한창이다.

소물인터넷 카테고리 소개

자료:3GPP·업계종합

소물인터넷 표준 ‘카테고리0’ 건너뛰고 ‘카테고리M’으로 직행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