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산업 육성 특별법(이하 에너지신산업법)과 사용후핵연료 관리 기본계획(이하 핵연료 관리계획) 수립 작업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정부가 올해 안에 세부 내용을 수립할 계획이었지만 좀더 폭넓은 의견을 수렴해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신중론으로 자세를 바꿨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에너지신산업법과 핵연료 관리계획 발표를 새해로 미뤘다. 연내 기본윤곽을 결정해 내년부터 제도상 계획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다소 늦춰졌다. 에너지신산업법은 법안 완성을 위해 일부 조항에 대한 추가 논의를 진행 중이고, 핵연료관리계획은 사안이 민감한 만큼 속도보다는 내실화에 치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에너지신산업법은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관련 산업 성장을 막는 규제를 줄이고 전력시장에서 민간 참여와 투자를 늘리기 위해 계획된 법이다. 산업부는 에너지프로슈머 시장 개설, 신축건물 에너지제로빌딩 의무화 등을 담을 계획이며 규제 해소로 에너지신산업 부문 신규 시장을 확대하고 투자를 늘리는 후속효과를 기대했다.
업계는 전기사업법 등 기존 법령과 충돌로 법안 작성이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산업으로 인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제품과 사업모델이 등장하면서 기존 법규체계로는 허용이 안되는 것에 대한 조율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규제를 풀어 신산업을 육성하려면 이로 인해 타 산업 분야 잠식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더 심도있는 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산업부는 전문가를 중심으로 에너지신산업법 문안 작성에 앞서 산업별 전문가 의견을 더 취합할 계획이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 관련 공청회나 토론회도 열 계획이다.
핵연료관리계획은 부지선정 부분이 숙제다. 핵연료 현황과 전망, 관리 방침과 함께 처분시설관련 기준과 보상방안 등의 윤곽을 잡아야 하는 데 민감하고 쉽지 않은 문제다. 여론을 더 들어보고 신중하게 계획을 세워 오해 소지가 없도록 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개각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관리계획이 도출되고 최종 발표를 하려면 원자력진흥위원회에 상정을 해야 하는데 개각 상황에서 사실상 위원회 소집이 어렵기 때문이다. 원자력진흥위원회에는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미래창조과학부 4개 부처 장관이 당연직으로 들어가 있다. 개각 이후 당분간 위원회 일정을 맞추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신산업과 사용후핵연료는 현 정부 에너지정책 핵심 축으로 그 무게만큼 논의 요소도 많아 연내 결과 도출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며 “임시국회 종료와 총선 분위기 영향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