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I, 메이플세미컨덕터에 SiC 전력반도체 기술 이전.... 전력반도체 분야 기술이전료 최대

박경엽 KERI 원장(오늘쪽)과 정은식 메이플세미컨덕터 기술총괄 사장이 협약 후 양측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했다.
박경엽 KERI 원장(오늘쪽)과 정은식 메이플세미컨덕터 기술총괄 사장이 협약 후 양측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박경엽)은 메이플세미컨덕터(대표 박용포)와 14일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착수기술료 11억 5500만 원에 향후 추가로 매출액 대비 런닝 로열티를 받는 조건이다.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기술 이전료로 최대 규모다.

메이플세미컨덕터는 이전 기술을 제품으로 양산화하면 연간 국내에서 매출 500억 원 이상, 해외에서 약 1500억 원 이상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iC는 탄화규소 또는 실리콘 카바이드로 표현한다. 실리콘(Si)과 탄소(C)를 일대일로 결합한 화합물이다.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단단한 특성 때문에 지금까지 반도체 재료보다는 사포나 숫돌 등 연마용 재료로 많이 사용했다.

SiC를 반도체로 이용하려면 약 2400℃의 초고온에서 단결정을 만든 후에 얇게 절단해 웨이퍼를 만들어야 한다.

물성은 뛰어나지만 반도체 제조의 시작인 고품질 단결정 및 박막 제조 등이 어려워 일부 해외 선진 기업만이 이를 상용화했다. 현재 SiC 전력반도체를 양산하는 곳은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크리, 독일 인피니온, 일본의 롬 등 극소수다.

하지만 SiC 반도체는 같은 두께의 실리콘에 비해 약 10배의 전압을 견뎌낼 수 있다. 10분의 1 규모로 실리콘 반도체와 동등한 전압을 제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전기저항은 작아져 실리콘에 비해 전력손실(열 발생)이 거의 없다.

투명한 SiC반도체 웨이퍼(오른쪽)와 실리콘 웨이퍼 비교.
투명한 SiC반도체 웨이퍼(오른쪽)와 실리콘 웨이퍼 비교.

전기차에 이를 적용하면 냉각 장치 무게와 부피까지 줄일 수 있어 연비(에너지 효율)를 크게 올릴 수 있다. SiC 응용 분야 중에서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등 자동차 적용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는 이유다.

세계 SiC 전력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억 4600만 달러(약 1670억 원) 규모다. 오는 2020년에는 10억9500만 달러(약 1조2590억 원), 자동차용 시장 규모는 2억71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SiC전력반도체 적용 분야
SiC전력반도체 적용 분야

도요타는 프리우스 3세대 모델에 SiC 전력반도체를 채택해 전체 연비를 5% 높였고, 5년 안에 연비를 10% 이상 높인 전기차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전력반도체 연구를 1990년대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세계 수준인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연구 환경은 열악했다.

KERI는 1999년 전력반도체연구센터를 설치하고 이후 전력반도체 연구에 집중했다. 지난 10여년 간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SiC 전력반도체 연구를 중단하지 않았고, 2012년부터 미래부 지원 아래 연 20억 원씩 투입, 이번 기술이전 성과를 이뤄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