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바이오 영역은 가장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냈다. 지난 5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하면서 약 석 달간 온 사회가 불안에 떨었다. 부실한 국가 방역체계 현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후속조치로 질병관리본부장이 차관급으로 격상했다. 역학조사관을 정규직 인력으로 두 배 확충하는 방안도 발표됐다. 관련 예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신성장 동력으로 평가하는 바이오산업 육성책도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월 ‘바이오미래전략2’를 발표했다. 현재 1%대인 세계 바이오 시장 점유율을 2020년까지 3%로 높인다. 국산 의료기기 점유율도 38.7%에서 45%도 확대한다. 의료용 3D프린팅 기술을 비롯해 융합진단·의료기기, 생체대체 및 보조기기,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등 세계 수준 의료기술을 확보한다. 대형병원 자회사 설립을 유도해 의료기기 개발에 참여시킨다. 내년에는 이를 골자로 한 정부 R&D 사업이 본격화된다.
국내 의료 바이오산업에 희소식도 들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렌플렉시스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았다. 올해 9월 브렌시스에 이어 두 번째다. 바이오산업에 승부수를 던진 삼성의 결실이 조금씩 나온다. 삼성의 바이오 생산을 맡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수준의 생산설비를 확보한다. 2018년까지 인천 송도에 8500억원을 투입해 18만 리터 생산능력을 갖춘 제3공장을 짓는다.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 개발기술과 생산설비 확보를 위한 삼성 야심이 현실화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사우디아라비아 최대병원에 한국형 개인건강기록(PHR) 솔루션을 수출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료IT 솔루션이 해외서도 인정받았다. 서울성모병원도 통합의료정보시스템 ‘엔유2.0’로 해외진출을 시도한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바다비 검진센터에 수출했다. 내년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구축 사례를 늘린다.
대형병원과 함께 의료기기 업체도 해외 진출을 확대한다. 치과용 기기, 진단장비 등은 경쟁력이 있다. 세계 최대 의료기기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을 겨냥한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내년 의료기기 업계의 중국 진출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