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대 초저가 스마트폰, 시장 흔든다

화웨이가 LG유플러스를 통해 10만원대 초저가폰 ‘Y6’를 출시한 것은 국내 중저가폰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고가 단말 구입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가 중저가폰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제조사도 앞다퉈 50만원 이하 단말기를 출시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단독 출시한 화웨아 Y6를 모델이 들고 있다.
LG유플러스가 단독 출시한 화웨아 Y6를 모델이 들고 있다.

◇제조사·이통사, 중저가폰 출시 늘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21.5%였던 50만원 미만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지난 11월 26.9%로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갤럭시A7, A5, A8, 갤럭시J5, 갤럭시폴더, LG 볼트, G스타일로, 마그나, 밴드플레이, 젠틀 등 다양한 중저가폰을 내놓았다.

올해 상반기 중저가폰 돌풍을 이끈 제품은 삼성전자 그랜드 맥스다. 출고가 31만9000원인 그랜드 맥스는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판매량 10위권을 유지했다. 한때 3~4주동안 주간판매량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반기엔 SK텔레콤이 루나로 중저가폰 열풍을 이어갔다. 44만9000원인 루나는 공급물량 한계로 재고 부족 현상이 벌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외에도 갤럭시A5, 갤럭시J5 등이 소비자 호응을 얻었다. 이통사도 중저가폰 출시를 늘리고 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지난해 각각 11개, 11개, 9개 중저가폰을 출시했다. 올해는 15건, 12건, 11건으로 출시 숫자를 늘렸다.

◇구매력 확인된 국내 중저가 시장

통신사와 국내외 제조사가 중저가폰 시장에 집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일색이던 시장에 중저가폰 판매가 늘어나면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단통법 시행 이후 중저가폰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전반적인 스마트폰 출고가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통신사 요금제가 저렴해지며 중저가폰 경쟁력이 커지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알뜰폰을 비롯해 주요 이동통신사 데이터 중심 요금제, 무제한 통화 요금제 등이 나오며 통신요금이 낮아지고 있다. 여기에 중저가폰 구매로 월 요금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품 성능이 상향평준화되는 것도 중저가폰 시장 확대 요인 중 하나다. 기술 발달로 80만원대 이상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었던 기능과 스펙을 50만원 미만 제품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게 됐다. 굳이 비싼 비용을 지불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중저가폰 시장 경쟁 더 치열 전망

통신업계는 중저가폰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 Y6가 10만원대 스마트폰 출시 포문을 열었기 때문에 40~50만원대 스마트폰보다 20만원 안팎 초저가 제품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고가에서는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프리미엄 모델이, 중저가폰 시장에서는 안드로이드 제품 간 경쟁이 예상된다. 40~50만원대 중저가폰은 위치가 애매해지면서 가격 인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전체적으로 출고가를 낮추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에 앞으로도 스마트폰 가격은 계속 내려갈 것”이라며 “Y6를 비롯해 초저가 스마트폰 출시가 늘어나면서 전체 가격 하락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김창욱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