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 선두주자입니다. 하지만 OLED에만 집중하기보다 마이크로 LED도 같이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나카무라 슈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교수는 마이크로LED가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행사 참석 차 방한한 나카무라 교수는 자신이 속한 대학에서 “몇몇 기업과 마이크로 LED를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OLED가 현재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 받고 있지만 “미래에 어떤 기술이 주도할지 모르기 때문에 병행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마이크로 LED는 다소 생소한 기술이다. 칩 크기를 10~100㎛ 수준으로 작게 만든 LED를 통칭한다. 저전력화, 소형화, 경량화가 필요한 모든 광 응용 분야에 적용이 가능한 기술로 평가 받고 있다.
LED를 작게 만들면 무기물 재료의 특성상, 휘어질 때 깨지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섬유와 LED가 결합한 스마트 섬유, 인체 부착형 의료기기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신기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나카무라 교수는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이크로 LED는 조도가 높아 햇볕 등 강한 빛 아래에서도 잘 보이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녹색 부문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면 구동 전력까지 줄일 수 있어 휴대폰 배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세계 유수의 기술 기업이 마이크로 LED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개발에 뛰어 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애플도 OLED와 마이크로 LED를 동시 준비하고 있다”며 “주로 대만과 미국에서 연구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애플은 2014년 마이크로 LED 전문 업체 ‘럭스뷰테크놀러지’를 인수한 바 있다.
애플이 이 회사를 왜 인수했고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나카무라 교수의 얘기에 비춰보면 디스플레이 분야에 접목과 활용이 예상된다.
그는 LED의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디스플레이 외에도 공기정화나 수질개선 등 환경 쪽에서도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카무라 교수는 “앞으로 자외선 발광다이오드(UV-LED) 시장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UV LED는 뛰어날 살균력으로 공기 정화와 정수에 탁월한 효과를 보일 뿐 아니라 바이러스 살균에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