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 가격이 연초 대비 37%까지 급락했다.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으면 4분기부터 디스플레이업계 수익성이 악화된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패널 오픈 셀 기준으로 TV용 패널은 12월 상반월 기준 32~43인치 패널이 지난달보다 3% 떨어졌다. 55인치도 2% 하락했다. 지난 1월과 비교하면 32인치 패널은 37%, 55인치는 26% 급락했다.
오픈 셀(Open Cell)은 백라이트유닛(BLU)과 구동칩을 조립하지 않은 반제품 상태를 뜻한다. TV 제조사가 직접 패널 부품을 조립해 TV 세트를 만드는 생산체계를 갖추면서 오픈 셀 LCD 유통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TV업체는 오픈 셀 LCD로 원가 절감과 제품 디자인 차별화를 꾀한다.
LCD패널 가격은 연말 TV 성수기를 맞아 하락폭이 커질 전망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설비 투자 후 가동률을 높이기 때문이다. 세계 경기 침체로 올해 TV 구매 수요가 줄면서 하락세가 빠르다.
32인치 TV 패널은 수익조차 남기기 힘들다. 중국 업체 생산 TV용 디스플레이 중 32인치 비중이 가장 큰 탓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원가 이하로 파는 현상도 벌어진다.
패널 제조사는 수익 방어에 비상이다. 연말 TV 가격 인하로 판매량이 늘어 매출이 늘더라도 영업이익은 급감한다. 내년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도 불투명하다. BOE, 차이나스타(CSOT) 등 주요 패널 제조사가 8세대 설비 투자를 단행하며 물량을 늘린다. 32인치에서 벗어나 50·60인치대 대형 LCD 공급량을 확대하는 것도 위협적이다.
위츠뷰는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처음으로 올해 대형 패널 출하량이 감소해 전년 대비 4.1% 줄어든 7억9400만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대신 TV를 중심으로 평균 크기가 커지고 대형 패널 전체 출하 면적이 올해보다 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업계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활로를 모색 중이다. 내년 50인치 이상 초고화질 4K용 패널 확대에 집중한다. 중국 제조사보다 경쟁 우위인 대형 패널과 4K 화질 기술력으로 수익성과 매출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프리미엄 LCD 패널에, LG디스플레이는 OLED TV와 중·보급형 4K TV에 집중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