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머티리얼즈가 이차전지용 일렉포일 생산량을 확대한다. 인쇄회로기판(PCB)용 생산라인을 이차전지용으로 전환한다. 중국 수출 물량이 급증한 데 따른 결정이다. 중국 전기차 시장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대표 허재명·주재환)는 전북 익산에 위치한 일렉포일 생산 라인을 재조정하고 있다. PCB용 생산라인을 이차전지용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일렉포일(Elecfoil)은 황산구리용액을 전기분해해 만드는 얇은 구리 박(箔)이다. 인쇄회로기판(PCB)과 이차전지 핵심소재다. 최대한 얇고 균일한 표면을 가지면서 전기적 특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개발에 착수한 1984년부터 1997년까지 2만회가 넘는 시행착오 끝에 독자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일진 일렉포일 제조기술은 1999년 ‘20세기 대한민국 100대 기술’로 선정됐다.
일진은 라인 전환에 따른 생산규모 변화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내년 이차전지용 일렉포일 생산 비중이 전체 50%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PCB 등 범용 제품과 전지용 특화제품 생산 비중이 내년에는 역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따르면 현재 6대 4 정도인 PCB와 이차전지 비중이 내년에는 4대 6으로 바뀔 것이란 분석이다.
일진머티리얼즈가 이차전지용 일렉포일을 확대하는 건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전지자동차 시장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올해 중국 BYD를 신규 고객사로 확보했다. BYD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어 하반기부터 본격 거래를 시작했다.
일진머티리얼즈 관계자는 “BYD 공급량이 최근 10배 이상 증가했다”며 “내년 수요를 감안, 증설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BYD는 중국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다. 이 회사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1만8000여대로 2위와 두 배 정도 격차를 벌리고 있다.
BYD는 여기에 전기차용 이차전지를 직접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일렉포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스마트폰 1대에 들어가는 동박은 3g 정도에 불과하지만 전기차에는 15kg이 사용된다. 전기차 1대에 스마트폰 5000대분 동박이 들어간다.
그만큼 양산 대응이 중요하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이차전지 일렉포일 시장 점유율 1위다.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갖춰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주문이 집중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그동안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이차전지 업체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삼성SDI가 생산하는 중대형 전지에 적용되는 일렉포일은 일진머티리얼즈가 100% 공급 중이다. 앞으로는 BYD 효과가 상당할 전망이다. 일진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시장이 확실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