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답답해요. 고객님 살림 좀 나아졌는지 모르겠어요.”
최근 한 온라인 쇼핑 관계자가 하소연했다. 기업과 판매자에게 금전적 손실을 입히는 블랙컨슈머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며 한숨만 쉬었다.
온라인 쇼핑 시장이 확대되면서 신종 ‘블랙컨슈머’가 활개 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와 상품 하자를 이유로 보상금을 요구하거나 환불해달라고 떼를 쓰는 것은 고전적 수법이다.
온라인 결제 시스템 허점을 이용해 상품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상품만 수령해 달아나는 신종 블랙컨슈머도 등장했다. 해당 쇼핑몰 개인 페이지에서 출고 사실을 확인하고 판매자가 송장번호 입력 전에 빠른 환불을 요청하는 수법이다. 판매자가 연락을 해도 자신이 주문하지 않은 상품을 보낸 것을 받았을 뿐이라며 판매자에 책임을 전가한다. 엄연한 범죄행위다.
판매자와 온라인 쇼핑몰은 벙어리 냉가슴만 앓는다. 상품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악성 댓글과 고객 평가가 두렵다. 울며 겨자 먹기로 상품 회수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고객과 마찰을 일으켜 브랜드 이미지가 받을 타격을 감안해 적은 피해는 눈 감고 넘기겠다는 것이다.
통상 블랙컨슈머는 반복적으로 동일한 문제를 일으킨다. 요구 사항도 점점 커진다. 기업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확인하고 물적 이득을 얻기 시작하면서 범죄라는 인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종 수법으로 같은 업체에서 수차례 상품을 받아 챙긴 사례가 확인됐다.
블랙컨슈머는 기업에 금전적, 정신적 손실을 끼치며 업계 경쟁력을 갉아먹는다. 기업은 악성 고객에게 대응하기 위해 마케팅 역량을 분산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일반 소비자가 받아야할 혜택을 축소한다. 소비자가 기업에 입힌 손해가 다시 소비자에게 돌아오는 부메랑 구조다. 피해자는 결국 소비자다.
전자자동차산업부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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