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중고폰협회’ 1월 창립

중고폰 유통구조 합리화를 위한 협회가 새해 1월 출범한다. 17일 서울 용산 중고 휴대폰 매장을 찾은 고객이 상담을 하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중고폰 유통구조 합리화를 위한 협회가 새해 1월 출범한다. 17일 서울 용산 중고 휴대폰 매장을 찾은 고객이 상담을 하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국내 첫 중고휴대폰협회가 출범한다. UN 바젤협약에 대응하고 중고폰 유통 양성화가 주요 취지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한국중고통신사업자협회(KUMA)가 새해 1월 창립한다. 지금까지 중고폰 재활용 관련 협회가 만들어진 적은 있지만 순수 중고폰을 위한 협회가 설립되는 것은 처음이다.

창립멤버로 큐비즈, 올리바, 소풍, 세기네트워크 등 100여개 중고폰 업체가 참여한다. 이동통신사, 제조사와 협의해 참여 업체를 늘릴 방침이다.

초대 회장사는 큐비즈로 1월 말 창립총회를 개최한다. 공익법인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미래부 산하 협회로 등록한다.

협회 창립이 급물살을 탄 것은 UN바젤협약 때문이다. 바젤협약은 유해폐기물 국가 간 교역을 규제하는 국제협약으로 중고폰을 유해물질로 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최악의 경우 2017년부터 중고폰 수출이 금지된다. 〈본지 11월 26일자 1면 참조〉

연간 최고 1000만대 중고폰 수출이 막히면 국내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중고폰 업체가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휴대폰가격 하락 등 이동통신시장 생태계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정부와 업계 간 긴밀한 협력이 중요해짐에 따라 환경부가 국제회의에서 우리나라 입장을 설파하고 미래부와 업계가 충격에 공동 대응한다. 협회가 민간 의견을 수렴하는 구심점 역할을 할 방침이다. 중고폰 시장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마련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협회는 중고폰 유통 양성화에도 나선다. 국내 연간 중고폰 시장 규모는 3조원으로 추산되지만 정확한 통계가 없다. 비공식 채널 유통으로 통계 집계가 어렵다. 정확한 가격 체계가 없어 장소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도난·분실 휴대폰 밀수출 문제도 있다.

협회는 중고 단말 표준가를 고시, 누구나 합리적 가격으로 중고폰을 살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관세청·국세청 등과 협력해 밀수출 예방에도 힘쓴다. 중고폰에 남은 사용자 정보를 원천 삭제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협회 관계자는 “국내 중고폰 시장은 아무도 정확한 규모나 체계를 알지 못할 정도로 혼탁한 상황”이라며 “국제협약에 대응하고 시장 질서를 잡고자 협회를 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협회 참여 예정인 일부 업체는 우체국과 협력, 중고폰 온라인 유통을 시작했다. 일반 온라인 판매가보다도 20~30% 저렴하게 판매한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