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오는 2017년 새 아이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채택하면 구동 드라이버IC 시장과 소형 액정표시장치(LCD) 백라이트 밸류 체인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나서면 너도나도 스마트폰에 OLED 패널을 탑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 구동 드라이버IC 업체가 수혜를 입는다. LCD에 집중해온 대만 IC 업계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OLED 구동 드라이버IC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는 한국 삼성전자, 실리콘웍스, 매그나칩, 일본 르네사스 관련 사업부를 인수한 미국 시냅틱스 정도다. 노바텍, 하이맥스, 레이디움, 일리텍 같은 대만 업체는 OLED 드라이버IC 기술이 없다. 대만 업계도 OLED용 제품 개발에 나서겠지만 이 과정에서 점유율 하락은 필연적이다.
LCD는 전압 인가 방식으로 액정을 제어한다. 픽셀당 트랜지스터 하나만 있으면 된다. OLED는 전류 구동 방식이다. 최소 2개 이상 트랜지스터가 필요하다. OLED 드라이버IC는 이처럼 구성이 복잡해 기술 난이도가 높다. LCD용 드라이버IC와 비교하면 평균 3배 값이 비싸다. 반도체 업계는 디스플레이 시장이 OLED로 흐르면 매출 확대 기회가 생긴다.
애플이 OLED 패널을 채택할 경우 소형 LCD 백라이트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축소, 장기적으로는 없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형 LCD 백라이트 업계는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가 독자 사업화를 추진하면서 이미 한 차례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발광다이오드(LED) 칩·패키지 업체와 백라이트 모듈 업계가 애플 움직임을 주시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당장 애플 LED 백라이트 공급 체인에 속한 업체는 비상이다. 일본 니치아, 서울반도체는 애플에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백라이트용 LED를 공급한다. 일본 오므론과 미네비아는 니치아 LED 패키지를 받아 백라이트 모듈을 생산한다. 한국 LED 패키지를 받아 애플에 백라이트 모듈로 공급하는 업체는 이라이콤이다. 대만 라디안트 옵토 일렉트로닉도 애플에 백라이트 모듈을 공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아이폰에 OLED 패널을 채택할 경우 국내 디스플레이 드라이버IC 업체는 수혜를 받겠지만, LED와 백라이트 모듈 업체는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LED 백라이트 공급 체인(자료:업계 취합)>
한주엽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