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머크는 2011년 10월 한국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애플리케이션 합성연구소를 열었다. 머크 본사가 있는 독일 외 국가에 애플리케이션 연구소를 개소한 건 처음이었다. 머크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올 5월 경기도 평택에 OLED 애플리케이션 응용연구소도 마련했다.
머크는 세계 디스플레이 분야 원천소재 기업이다. 1904년부터 LCD 핵심 소재인 액정 연구와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액정 원료에 원천기술과 관련 특허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어 액정 부문 선두이자 사실상 독점기업이다.
머크가 한국에 공을 들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LCD에서 OLED로 바뀌는 디스플레이 세대교체, 특히 한국이 OLED 분야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하엘 그룬트 한국머크 대표는 “다른 국가에서 OLED 투자 계획이 발표되고 있지만 한국은 계획이 아닌 실행에 옮기는 단계에 있다”며 “OLED 기술은 한국이 중국보다 수년 앞서 있다”고 말했다.
OLED 디스플레이는 전기를 가하면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 소자로 돼 있다. 별도 광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때문에 OLED는 LCD 대비 소재 사용 비중이 월등히 높다. 전체 원가에서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45~65%에 이른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55인치 OLED TV 기준 WRGB 방식 패널 원가는 약 1970달러로, 이중 재료비는 970달러다. WRGB는 백색으로 발광하는 OLED 소자를 하나의 픽셀로 더 구성, 컬러필터로 색상을 구현하는 제조 기술이다.
비중이 높기 때문에 소재 시장은 OLED 산업과 비례해 성장한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IHS테크놀로지는 OLED 소재 시장이 올해 6억6000만달러 규모를 형성하고 2018년에는 15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OLED가 대면적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TV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OLED 주요 소재로는 △R·G·B 등 색 발광층 소재 △정공 수송층(HTL), 정공 주입층(HIL), 전자 수송층(ETL), 전자 주입층(EIL) 등 공통층 소재 △발광층에 사용되는 도판트, 스택 구조에 사용되는 CGL, 블루색 효율 강화를 위해 사용되는 aETL 소재 등이 있다.
한편 대형 OLED 패널이 본격 생산되기 전인 올 상반기까지 소재 소비 대부분은 RGB 방식으로 제조해왔던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했다. IHS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RGB는 전체 OLED 시장에서 91%를, WRGB는 9%로 한자릿수 소비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역전이 예상된다.
IHS 측은 “2015년 하반기 또는 2016년 1분기부터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와 WRGB 방식을 기반으로 한 LG디스플레이가 소비 비중을 크게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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