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광년 밖에서 슈퍼지구 찾았다

지구로부터 14광년(126조km) 떨어진 곳에서 지구 4배 크기의 슈퍼지구가 발견됐다. 울프1061c로 이름붙여진 이 행성은 지금까지 우리 태양계 밖에서 발견된 지구형 행성 가운데 가장 가까이 있는 ‘생명체가 거주할 만한’ 행성이다. 우리태양계 안에 있는 지구형 행성인 화성은 지구에서 2억4천900만km떨어져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천문학자들은 16일 땅꾼성좌에서 울프1061c로 불리는 이 행성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울프1061별(태양)은 지구 주변의 별 가운데 35번째로 가까이 있다.

연구팀은 울프1061c가 다른 두 행성(울프1061b/d)과 함께 M형 별인 울프1061(Wolf 1061)별(태양) 주변을 돌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 세 개 행성이 모두 지구나 화성처럼 암석으로 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연구팀이 지구로부터 14광년 떨어진 곳에서 지구와 유사한 생명체가 거주할 만한 행성을 찾아냈다. 사진=나사,JPL,칼테크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연구팀이 지구로부터 14광년 떨어진 곳에서 지구와 유사한 생명체가 거주할 만한 행성을 찾아냈다. 사진=나사,JPL,칼테크
호주과학자들이 태양계 이외에서 지구와 가장 유사한 지구형행성 울프1061c를 발견했다. 사진은 앞서 발견된 지구형 행성인 케플러62f 일러스트.사진=나사/JPL/칼테크
호주과학자들이 태양계 이외에서 지구와 가장 유사한 지구형행성 울프1061c를 발견했다. 사진은 앞서 발견된 지구형 행성인 케플러62f 일러스트.사진=나사/JPL/칼테크

연구진은 지난 10년간 칠레 라 실라 소재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직경 3.6미터짜리 HARPS스펙트럼측정기기를 사용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 울프1061c 행성을 발견했다. 이들은 이른바 도플러 워블방식(Doppler wobble methods)으로 행성의 존재를 알아냈다. 이는 별보다 작은 행성이 별의 주변을 지나갈 때 신호가 바뀌는 것을 포착해서 행성의 존재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울프681c, 어떤 행성일까?

연구를 주도한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의 던컨 라이트 박사는 “이 세 개의 행성(울프1061b/c/d) 모두가 바위와 단단한 표면을 가질 만한 충분한 크기를 가지고 있어 놀랍다. 이들 행성 가운데 중간에 위치한 행성인 울프1061c는 태양에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이른바 `글리드락` 영역에 있어 물이 존재하는 것은 물론, 생명체가 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새로이 발견된 세 개의 행성은 다른 별에 비해 작고 상대적으로 차가우며, 안정적인 적색왜성(울프1061)의 주변을 각각 5일,18일,67일의 주기로 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크기(부피)는 각각 지구의 1.4배, 4.3배, 5.2배였다.

뉴사우스웨일즈대 던컨라이트 교수팀이 지구에서 14광년떨어진 곳에서 찾아낸 울프1061별 주변을 도는 3개의 행성 궤도. 중앙의 별(태양)(울프1061)을 중심으로 울프1061b,1061ㅊ,1061d가 차례로 돌고 있다.사진=던컨 라이트
뉴사우스웨일즈대 던컨라이트 교수팀이 지구에서 14광년떨어진 곳에서 찾아낸 울프1061별 주변을 도는 3개의 행성 궤도. 중앙의 별(태양)(울프1061)을 중심으로 울프1061b,1061ㅊ,1061d가 차례로 돌고 있다.사진=던컨 라이트

이들 연구진은 “발견된 세 개 행성 가운데 하나(울프1061b)는 울프1061별에 너무 가까이 있어 생명체가 살기에는 너무 뜨겁고, 더 멀리 떨어져 있는 행성(울프1061d)은 생명체가 살기에 너무 차갑다”고 설명했다. 이들 행성 중간에 있는 울프1061c만이 생명체가 살기에 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이것만으로 울프 1061c가 지구와 똑같다고 할 수는 없다. 이 행성의 크기는 지구의 4.3배에 달하고 자신의 별(태양)을 18일 만에 한번씩 돈다. 이 행성과 별(울프1061)간 거리는 지구와 우리태양 간 거리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우리태양계에서라면 울프1061c와 울프1061별(태양) 간 거리는 생명체가 살기에 너무 뜨거울 것이다. 하지만 울프1061별은 우리태양보다 훨씬 차가운 별이어서 표면온도가 3천300켈빈온도(3천26℃)에 불과하다. 우리태양의 (표면)온도는 통상 5천800켈빈온도(5천526℃)에 이른다.

라이트박사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이 발견은 별이 엄청나게 조용하다는 점에서 특히 놀랍다. 대부분의 적색왜성은 매우 활발하게 운동하고 있어 X레이와 슈퍼플레이어를 뿜어 내기 때문에 행성이 이처럼 가까이 있으면 생명체가 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행성이 이처럼 별에 가까이 있다는 것은 울프1061c의 한쪽이 항상 태양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이 행성의 표면환경을 변화시켜 한쪽 면은 매우 뜨겁게, 다른 한쪽은 매우 차갑게 만든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이 발견은 조만간 우주물리학저널레터스(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게재될 예정이다.

■그동안 발견된 가장 가까웠던 3개의 슈퍼지구 글리제667C

지난 2013년 여름 독일 괴팅겐대 천문학자들은 우리태양계 가까이에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 3개의 슈퍼지구를 포함한 모두 7개의 행성을 발견했다.

이 행성들은 지구에서 22광년 떨어진 전갈좌에서 발견됐다. 3개의 별이 함께 도는 트리플시스템 중 하나인 글리제667C라는 별(태양)주변을 돌고 있었다.

천문학자들은 이들 행성이 따뜻한 기온과 액체로 된 물을 가진 거주 가능한 영역에 있다고 믿고 있다.

또다른 지구형 행성 케플러 10. 사진=나사
또다른 지구형 행성 케플러 10. 사진=나사
지난 2013년 발견된 글리제667주변을 도는 행성이 지금까지 지구와 가장 가까운 22광년거리에 위치한 지구형 행성이었다. 사진은 지구형 행성의 모습들이다. 천체 아래 수치는 지구와의 유사성 지수다. 사진=PHL@UPR아레시보. 나사
지난 2013년 발견된 글리제667주변을 도는 행성이 지금까지 지구와 가장 가까운 22광년거리에 위치한 지구형 행성이었다. 사진은 지구형 행성의 모습들이다. 천체 아래 수치는 지구와의 유사성 지수다. 사진=PHL@UPR아레시보. 나사

새로운 천체 가운데 3개는 슈퍼지구, 즉 지구크기의 1~10배 범위에 있는 행성으로 분류됐다.

만일 이들 행성이 지구와 비슷하다면, 이들은 대기를 가지고 있으며 물로 된 호수나 바다도 가지고 있으며, 생명체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글리제667C가 3개의 태양으로 된 이른바 트리플시스템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 주변을 도는 행성에서 아침을 맞이한다면 3개의 태양이 뜨는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또한 밤에는 2개의 동반 별이 지구에서 보는 보름달처럼 밝게 빛날 것이다.

세개의 태양계 주변을 돌고 있는 글리제 667Cc에 서서 본 태양의 모습의 렌더링. 사진=유럽남방천문대
세개의 태양계 주변을 돌고 있는 글리제 667Cc에 서서 본 태양의 모습의 렌더링. 사진=유럽남방천문대

이 행성은 적색왜성 주위를 28일마다 돈다. 또한 지구크기의 4.5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태양계에도 지구형 행성 있다`

지구와 같은 작은 바위행성들은 우리은하에 풍부하게 분포하고 있으며 다양한 행성을 갖춘 태양계도 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까지 발견된 우리태양계 밖에 있는 대부분의 바위행성들은 수백, 또는 수천광년 떨어진 곳에 존재해 왔다. 따라서 인간의 현재 기술로는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지난 주 스웨덴과 멕시코의 천문학자들은 우리태양계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먼 곳에 있는 2개의 행성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이 가운데 하나가 슈퍼지구로서 명왕성까지의 거리의 6배에 달하는 곳에 있다고 주장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