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스 스패로 지음, 서정아 옮김, 허니와이즈 펴냄, 224쪽,2만3천원
화성은 인류가 제 2의 지구로 삼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구형 행성이다. 이 책 ‘화성(MARS)-마션지오그래피, 붉은 행성의 모든 것’은 그 화성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그래서 더욱더 관심을 끈다.
인류는 여러 위성과 탐사로봇의 탐사결과를 바탕으로 화성에 대한 지식을 쌓아왔다. 이제 지구인들은 화성에는 조반니 스키아파렐리가 그려낸 운하(1877)도, 조지 웰스의 우주전쟁(1898)의 화성인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게 됐다.
이 책이 담고 있는 범위는 그보다 훨씬 오래된 수십억년 전 화성의 과거를 포함하고 있다. 아폴로시대 이후 쏘아올린 화성정찰궤도위성(MRO), 마스 익스프레스, 마스 오딧세이, 바이킹궤도탐사선, 마스 글로벌서베이어 등이 촬영하고 측정한 사진과 데이터도 들어있다. 지난 1976년의 소저너에서부터 2012년 8월 착륙한 큐리오시티에 이르는 탐사로봇들의 탐사사진들도 포함돼 있다.
그 결과 이 책은 화성의 탄생, 내부구조, 천체의 진화, 지각층의 구조, 화산,모래,빙관,지하얼음, 운석공, 강,호수,범람원, 그리고 화성의 진귀한 사진들을 구경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 발표사진에서 흔히 등장하던 큐리오시티가 촬영한 게일크레이터 사진이나 영화 ‘마션’에서도 등장한 아라비아테라의 멋진 풍경도 볼 수 있다. 하늘에서 본 멋진 지구사진처럼, 하늘에서 본 멋진 화성의 멋진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잇따른다. 영화 ‘마션’에 등장한 실제 무대를 포함한 풍부한 화성의 멋지고 환상적인 사진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제 2의 지구’ 화성을 마치 지구처럼 대하면서 이 행성의 다양한 환경을 소개하는 부분도 술술 잘 읽힌다.
예를 들면 영화 마션 도입부에 등장하는 화성의 대기를 설명해 주는 부분에서는 “화성을 감싸고 화성의 공기를 맞드는 기체막은 얇고 희박하다. 실제로 화성의 평균 표면기압은 지구 기압의 0.6%에 불과하다. 더욱이 화성의 대기에는 지구에 있는 질소와 산소가 거의 없으며 이산화탄소가 95.9%나 된다. 비활성기체인 아르곤이 두 번째로 많은 2%이고 질소가 1.9%를 차지하며 산소는 극미량만 존재한다. 수증기가 계절에 따라 생겨나고 사라지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건조하고 추운행성이라 지구와 비교할 대 미미한 수준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먼지폭풍에 대해서는 “시도 때도 없이 화성 지표면을 휩쓰는 먼지 폭풍은 가장 유명한 화성의 날씨 양상이다. 먼지 폭풍이 시작되고 발전하며 가끔 전지역으로 급격히 확산되는 원인으로 화성 자체의 기후조건이 변화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고대 화성에 대양이 있었다는 설에 대한 과학적 근거에 대한 다음과 같은 설명도 눈에 띈다.
“대양가설이 옳다면 화성의 대양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2001년 나사의 우주탐사선 마스오딧세이가 고위도 토양에 엄청난 양의 얼음이 갇혀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이로써 물이 화성의 풍부한 먼지와 뒤섞인 후 그대로 얼어붙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두꺼운 퇴적층을 형성했고 그대로 얼어붙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두꺼운 퇴적층을 형성했고 결국에는 영구동토층이 되었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또는 물이 지하의 대수층으로 빠져나가 얼마동안 액체상태를 유지했으나 화성의 대기가 줄들고 점점 더 냉각되는 현상에 굴복했으리라는 이론도 있다...증발 역시 바다물이 고갈되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기압이 점점더 떨어짐에 따라 바닷물의 상당부분이 공기로 ‘끓어올라’ 사라졌다는 얘기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오늘날 화성 대기에 있는 수증기량은 지구에 비해 훨씬 더 적다. 물론 이 또한 대기증착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로 말미암아 핵과 분자상당부분이 우주로 증발해 버렸을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화성에 생명체는 존재할지 여부와 같은 좀더 흥미롭고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지고 답한다. 지구의 남극에서 발견된 ALH84001 암석연구를 포함한 그간의 화성 생명체 연구성과들에 대한 기술 내용도 흥미롭다.
인류는 지난 1976년 7월20일 최초로 화성 표면에 바이킹1호 탐사선을 착륙시킨 이후 2015년 9월 화성에서 물이 흐른다는 증거를 찾기까지 긴 시간을 거쳐왔다.
오늘 날 우리는 화성의 모습을 속속들이 알아내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난 9월 화성 상공에서 촬영한 사진을 통해 이 행성에서 물이 흐르고 있는 흔적까지 확인해 냈다. 하지만 화성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이 책은 화성의 그 모든 역사를 담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미래 화성에서의 거주를 염두에 둔 화성환경 개조 계획인 `테라포밍’까지도 소개하고 있다.
최근 잇따르는 목성, 토성의 달, 명왕성 탐사 성과 뉴스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흥미를 제공할 만한 책이다. 인간이 살 만한 암석형 행성에 관심갖는 독자들, 우리나라가 달에 도달하길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에게도 권한다. “대지는 인간의 요람이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요람 속에서만 살 수는 없다”는 선구자 치올코프스키의 말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말할 필요도 없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