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처음으로 패널 출하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는 세계적 TV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대형화 추세를 이끌었고 스마트폰 시장이 선진국은 물론이고 신흥국 수요가 늘면서 매년 출하 대수와 면적이 성장했다. 하지만 올해 세계 경기 부진과 중국의 저성장 기조로 TV 수요가 줄었고 스마트폰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 세트 기업과 디스플레이 기업 모두 영향을 받았다.
세트 수요와 디스플레이 공급간 격차가 발생하고 중국에서 LCD 패널 공급이 점차 증가하면서 디스플레이 재고 문제가 업계 골칫거리가 됐다. LCD 패널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도 이 같은 수요 공급간 격차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패널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재고 부담이 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패널 오픈 셀 기준으로 TV용 32인치 패널 가격은 1월보다 37%, 55인치는 26% 하락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올해까지 약 4000만대 TV 패널 재고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4년간 수치를 비교했을 때 역대 최대치 재고 물량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재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패널 가격을 더 낮추거나 공장 가동률을 조정해야 한다. 하지만 공장 가동률을 조정하면 제조 원가가 상승하고 다시 가동률을 높이기까지 일정 시간이 걸리므로 부담이 된다. 패널 가격을 더 낮추면 제조사 이익률이 떨어진다.
중국에서 LCD 패널 생산량이 점차 증가하는 것도 부담이다. 중국의 생산능력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2위 대만을 조만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HS는 올해 1분기 세계 TFT LCD 패널 생산능력이 한국 40%, 대만 30%, 중국 21% 수준으로 분석했다. 중국은 8세대 LCD 생산 공장이 건설을 마치고 가동을 시작했거나 건설 중이어서 지속적으로 생산능력이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4분기 중국 생산능력은 25% 수준으로 대만과 격차가 4%포인트 수준으로 좁아지고 내년 4분기에 29%로 비슷해질 것으로 IHS는 예측했다. 2017년 4분기 경에는 중국 생산능력이 32% 수준으로 한국과 같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까지 중국은 10개의 8세대 공장, 1개의 10.5세대 공장을 확보할 것이며 여전해 5개의 8세대 LCD 공장이 건설 중일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뿐만 아니라 소형 패널에 대한 투자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저온폴리실리콘(LTPS), 산화물(옥사이드) 기술력이 아직 부족하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자체 생산하기 위해 공장을 건설하고 기술을 확보 중이다.
IHS는 중국이 2018년까지 5.5세대 LTPS OLED 공장 2개, 6세대 옥사이드 공장 1개, 6세대 LTPS 공장 7개 등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대형 TV용 디스플레이 시장 화두는 ‘화질’ 경쟁이 될 전망이다. 초고화질(UHD) TV가 시장 대세가 되면서 세트 제조사들이 UHD TV 판매 비중을 확대하려고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퀀텀닷 기술을, LG디스플레이는 W(흰색) 화소를 적용한 RGBW 방식의 M플러스(M+) 기술로 각각 UHD TV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