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초저가폰 `화웨이 Y6` 돌풍 예고

[이슈분석]초저가폰 `화웨이 Y6` 돌풍 예고

화웨이 ‘Y6’가 스마트폰 시장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Y6는 국내 출시 스마트폰 중 최초 10만원대 제품이다. 스마트폰 가격 하락 추세를 상징하는 동시에 외산 무덤인 국내 시장에서 중국제품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시금석이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스마트폰 가격은 꾸준히 내려가고 있다. Y6가 출고가 10만원대에 진입하면서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초저가 제품이 연이어 출시될 전망이다. 중저가폰 시장도 성장세를 거듭하며 프리미엄폰 일색이던 국내 스마트폰 시장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Y6, 하루 700대씩 팔려나가= LG유플러스가 출고가 15만4000원짜리 Y6를 출시한지 1주일이 지났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Y6는 발표 다음 날부터 시중 매장에 보급돼 매일 약 700대씩 판매되고 있다. 출고가 44만9900원인 루나는 출시 초기 매일 2000대씩 팔려나갔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하루 단말기 판매량(번호이동, 기변, 신규가입)과 유통망 규모를 감안하면 Y6 판매량이 결코 적지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안산에 있는 LG유플러스 대리점 한 관계자는 “초저가로 나온, 비용 부담이 없는 제품이라 저가폰을 선호하는 고객층에서 반응이 좋다”며 “많지 않지만 꾸준히 제품을 문의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Y6 최대 무기는 가격이다. LG유플러스는 최저 요금제인 29.9 요금제에 15만4000원 공시 지원금을 책정했다. 유통점 추가 지원금 15%(2만100원)을 더하면 공짜다. 방학을 맞은 학생이나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구매가 늘 것으로 보인다. 세컨드폰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적합하다.

가격만 저렴한 것은 아니다. Y6는 5인치 HD IPS 디스플레이에 1GB 메모리, 8GB 저장용량, 2200㎃h 탈착식 배터리 등 기존 중저가폰에 크게 뒤지지 않는 스펙을 가졌다. 마이크로SD 카드로 저장용량을 128GB까지 늘릴 수 있다.

후면 카메라 성능은 800만 화소로 높지 않지만 360도 파노라마 촬영 기능을 비롯해 스마트 얼굴인식 등 다양한 개인 맞춤형 카메라 기능을 담았다. 070 인터넷 전화를 함께 사용하는 ‘듀얼폰’ 기능도 특징이다. 외출이 잦은 자영업자나 가정주부 등 휴대폰 번호 노출을 원치 않는 사용자에게 유용하다.

◇LG유플러스와 화웨이, 이해타산 맞아

화웨이는 Y6로 합리적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070 듀얼폰 콘셉트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틈새시장을 노렸다는 분석이다. 화웨이는 X3, 넥서스6P에 이어 Y6를 국내에 연이어 출시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조사에서 8.4%로 3위를 차지했다. 승승장구하는 세계 시장과 비교하면 한국 시장에서는 아직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통신이 발달한 한국에서 성공 경험은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화웨이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업계는 화웨이가 중저가폰에서 이미지를 높인 후 프리미엄폰으로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Y6는 화웨이 전략 실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제품이다.

화웨이와 손잡은 LG유플러스는 갤럭시 그랜드맥스, 갤럭시J5, LG 볼트, 젠틀, 갤럭시 폭더 등 꾸준히 중저가폰을 출시해왔다. 지난해에는 화웨이 X3를 국내 단독 출시하는 등 화웨이와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LG유플러스는 Y6가 기존 2G 가입자가 롱텀 에벌루션(LTE) 서비스로 전환하는데 따른 가격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보고 있다. 10만원대 제품으로 자연스럽게 LTE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과 중장년층 단말 구입 부담을 줄이는 것도 Y6 출시 이유 중 하나다. 화웨이와 마찬가지로 자영업자나 1인 사업자에게 휴대폰과 사무실 전화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하자는 목적도 담겨 있다. Y6 외에도 소비자 선택의 기회를 넓혀줄 중저가폰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중저가폰 시장 성장세, Y6에 호재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는 세계적인 추세다. 기술 발달로 단말기 성능이 상향평준화되며 가격이 중요한 경쟁무기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는 단통법 시행 이후 고가 단말 구입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가 중저가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써보니 쓸 만하네’라는 반응도 늘고 있다. Y6에는 호재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7~9월 사이 21.5%였던 50만원 이하 단말기 판매 비중이 지난 11월에는 26.9%로 늘어났다. 60만~70만원대 제품 판매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가폰 확산에는 제조사 전략 변화도 한몫을 차지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중저가폰에 대응하기 위해 중저가폰 출시를 늘리고 있다. 이같은 전략이 국내 시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갤럭시A와 J시리즈, 갤럭시 그랜드맥스, LG 볼트, 스타일로, 클래스 등 20만~50만원대 제품이 연이어 출시됐다.

이동통신사는 중저가폰을 단독폰으로 출시한다. LG유플러스가 Y6를 단독 출시하기 전에 SK텔레콤이 루나로 돌풍을 일으켰다. KT는 갤럭시J7으로 루나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보급형 제품군 강화, 경쟁사와 차별화, 제조사 견제를 위한 이통사 단독 출시가 늘어날 전망이다. 장중혁 애틀러스리서치 부사장은 “프리미엄폰이 전체 시장 20~30%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 중저가폰 시장에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며 “내년과 내후년 경기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에 올해보다는 내년에 중저가폰 시장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