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LED조명 보급 의무화 확대가 절실하다

대기업이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잇따라 축소하고 있다.

일진그룹은 LED 칩과 패키지 사업 정리에 들어갔다. SKC는 LED 조명업체 SKC라이팅을 독립법인이 아닌 사업부로 흡수한다. 삼성전자도 조직개편에서 LED사업부를 팀으로 격하시켰다. LG이노텍은 사파이어 웨이퍼 사업을 에스에스엘엠(SSLM)에 매각했다.

세계 LED 시장은 성장 국면이다. TV나 조명, 자동차 등 쓰임새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은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이 나빠진 탓이다.

가파른 가격하락으로 출하량이 늘어도 매출은 늘지 않고 값싼 중국산 파상공세에 국내 LED기업 모두가 힘겨워 하고 있다.

세계 각국 에너지 정책은 공급확대에서 수요감축으로 바뀌고 있다. 원자력 발전을 최소화하고 태양광·풍력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LED조명은 에너지 절감과 직결된다. 우리 정부가 명분을 가지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정부 차원에서 LED 전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으로 LED칩, 패키지, 조명 등을 대거 양산해 글로벌 시장을 ‘치킨게임’ 양상으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LED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 예산이 슬그머니 줄어들어 정부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는 게 현실이다.

지금 이 고비를 넘기려면 정부 도움이 간절하다. LED조명 보급을 늘려야 활로가 보인다. 정부는 지자체를 비롯해 공공기관, 공공장소에 LED조명 설치 의무화를 확대해야 한다. 시장을 만들어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시장은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부실 대출로 위기를 맞았던 중국 태양광모듈과 같은 양상이다.

수년 전 치킨게임 당시 수많은 국내 기업이 문을 닫았던 전례가 있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세계 LED 시장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외면해도 되는 산업이 아니다. 중국보다 다소 기술력이 앞서는 우리 기업들이 다시 힘을 낼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