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잇따라 축소하고 있다. LED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이 나빠진 탓이다. LED사업이 한계에 봉착한 양상이다.
일진그룹은 LED칩과 패키지 사업 정리에 들어갔다. 일진LED가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일진LED 운명은 일진그룹의 손을 떠나 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일진LED는 2차전지 소재 업체 일진머티리얼즈 종속 회사다. 일진그룹은 모회사인 일진머티리얼즈까지 재무 리스크가 번질 가능성에 회생절차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진LED는 2012년 설립 후 그간 한 번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SKC는 LED조명 업체인 SKC라이팅을 흡수한다. 합병은 새해 3월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SKC라이팅은 2011년 9월 설립됐다. LED 조명 시장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적 악화를 극복하지 못해 독립 법인이 아닌 사업부로 남게 됐다.
SKC 관계자는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고 SKC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경영효율성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9일 조직개편에서 LED사업부를 팀으로 격하시켰다. LED는 삼성의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였다. LG이노텍은 세계 LED 1위를 겨냥, 야심차게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사파이어 웨이퍼 사업을 일본 스미토모화학과 삼성전자 합작사인 에스에스엘엠(SSLM)에 매각했다.
세계 LED 시장은 성장 추세다. TV에 이어 조명도 LED로 바뀌고 있다. 이와 반대로 국내 대기업이 사업을 축소하는 건 공급 과잉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이 LED칩, 패키지, 조명 등을 대거 양산하면서 세계 LED 업계가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극단적인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사업을 축소, 정리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도 구조조정이 일어나는 등 시장 재편이 일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고통 감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