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가맹점 수수료율은 내린적은 있지만 오른적은 단 한번도 없다. 카드사 이익이 감소하면 수수료율을 올린다는 논리는 적용이 안된다. 시장과 괴리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에서 찾을 수 있는 건 비용축소나 신규사업 진출이다. 하지만 이마저 쉽지 않다.
비용 감소를 위해 카드사는 부가서비스 축소를 꾀하려고 하지만 과도한 감독기관 규제로 인해 이마저도 눈치를 봐야 한다. 카드사 과열 경쟁으로 그동안 꾸준히 상승한 부가서비스 비용은 현재 카드사 영업이익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영화관, 패밀리 레스토랑, 놀이공원 등은 신용카드 할인혜택이 많다. 많은 이용자가 카드 할인 혜택을 이용한다. 카드사가 제공하는 평균 부가서비스 혜택은 연간 50만원이 넘는다. 해외에서도 유례 없는 혜택이다.
카드사 부가서비스 혜택을 효율적으로 그리고 최대한 많이 누릴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도 오래 전부터 성행하고 있다. 카드사 포인트 적립이나 항공 마일리지 적립, 무이자 할부는 물론이고 외식, 주유, 쇼핑 등에서 받은 각종 할인 혜택을 금액으로 환산했을 때 매월 1만~2만원 이상인 고객이 이제 흔해졌다.
카드 가맹점에 결제는 약 한달간 신용 공여 기간이 있지만 결국 ‘소비’에 가깝고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은 ‘대출’에 해당된다. 카드사에는 ‘가지고 있는 돈을 쓰려는 고객’과 ‘자금이 부족해 돈을 빌리려는 고객’이 공존한다. 문제는 카드사 부가서비스가 대부분 가맹점 결제 고객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실제 이익을 책임지는 고객과 혜택을 제공하는 고객이 일치하지 않는 셈이다.
음성적인 연회비 경쟁도 카드산업을 후퇴시키는 요인이다.
일부 고객이 연회비 지원 명목으로 카드 모집인에게 연회비를 부담해 줄 것을 요구하는 현상이 음성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고객이 인터넷 상에 글을 올리면 모집인이 개별적으로 고객에게 연락해 현금을 입금해주는 형태다. 예를 들어 연회비 약 20만원의 프리미엄 카드는 카드사가 모집인에게 모집 수수료(약 20만~25만원)를 지급하면 모집인은 그 중 약 20만원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모집인 연회비 지원은 사적 거래를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정확한 파악이 힘들다.
최근 금융당국은 부수업무 규제를 네거티브로 전환해 카드업계에 길을 열어줬다.
틈새시장 공략과 핀테크 시장 진입, 해외 시장을 겨냥한 차별화 전략만이 살아남을 길이다.
최근 카드사는 자동차 할부금융업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올 상반기 카드사와 캐피털사가 복합할부금융 취급 중단 이후, 신한카드는 상품을 재정비하고 있다. 후발카드사는 할부금융업 라이선스를 추가로 취득하는 등 자동차금융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신규 진입하는 카드사는 자동차 메이커와 유통사 등 관계 형성에 일정 시간이 필요해 초기 진입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