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주 앞지른 수출주, 업황보다 환율 수혜

환율 수혜를 입은 수출주가 힘을 받고 있다. 2012년 후반 이후 이어져온 내수주 강세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2년 넘게 이어져온 내수주의 기록적 강세는 글로벌 제조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업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2012년 말부터 시작된 엔화 약세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약화도 수출보다 내수주가 주목받은 이유다.

장희종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출업황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내수주 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출주와 가치평가(밸류에이션) 격차가 과도해졌다는 점과 미국 금리인상을 전후한 환율 변화 흐름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주 앞지른 수출주, 업황보다 환율 수혜

2012년 이후 일별 주가로 산출한 수출주와 내수주의 절대성과 추이를 보면 내수주 상승이 수출주를 압도해왔다. 내수주는 올해 7월 초 고점을 찍은 후 내리막을 걸으며 조금씩 고점 수준이 낮아지고 있는 반면에 수출주는 올해 상반기 도달한 고점을 하반기에 넘어서기도 했고 여전히 고점 수준을 맴돌고 있다.

분기별 영업이익과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올 들어 수출주가 내수주를 넘어섰다. 업황은 부진하지만 낮은 밸류에이션에서 상대적으로 나은 실적을 기록한 것이 수출주 반전을 이끌고 있다.

수출주가 내수주보다 실적이 나아진 이유는 환율 영향이 크다. 2014년 중반 이후 진행된 원화 약세 흐름은 원화로 표시되는 재무제표에서 환산효과가 나타난다. 같은 1달러를 수출했을 때 올해 분기별 평균 환율이 1100원을 넘어서면서 작년보다 6~8% 나은 원화 매출로 환산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주가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원화 약세가 필요하다. 원·달러 환율과 위안화 동조현상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SDR) 편입 이후 장기적 약세가 예상되는 위안화와의 동조화는 향후 수출주에 긍정적인 부분이다.

내수주 앞지른 수출주, 업황보다 환율 수혜

장희종 연구원은 “여전히 내수주와 밸류에이션 격차가 큰 상황이고 원화 강세 가능성이 제한적인 상황을 감안하면 수출주의 상대적 회복은 좀 더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기관이 수출주 순매수에 드라이브를 거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고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 중에서 재무 안정성을 감안할 때 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 등 IT업종과 자동차, 에너지, 화학 업종을 중심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