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달탐사로봇 위투, 아폴로월석과 다른 암석 발견

중국의 달탐사 로봇 위투(玉兎)가 달표면에서 미국 아폴로탐사팀 등이 발견한 것과 다른 높은비율의 티타늄철광석 성분을 가진 새로운 암석을 발견했다. 이 월석은 지금껏 태양계에서 발견된 그 어떤 암석과도 다른 부드러운 현무암으로서, 달의 형성기원과 달 화산 활동에 대한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메일은 22일(현지시간) 중국 달탐사로봇 위투가 달표면 ‘비의 바다’(Mare Imbrium)용암평원에서 미국 아폴로 달탐사팀 등이 발견하지 못한 ‘티타늄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암석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무인 달탐사선 창어(嫦娥)-3에 실려 발사된 위투 탐사로봇은 지난 2013년 12월 달표면에 착륙했다. 위투는 미국이 아폴로 탐사를 끝낸 이후 최초로 달표면에 착륙한 탐사로봇이다.

지난 2013년 12월 달에 착륙한 위투 달탐사로봇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형성된 암석을 발견했다. 사진=중국항천국
지난 2013년 12월 달에 착륙한 위투 달탐사로봇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형성된 암석을 발견했다. 사진=중국항천국

이번 발견은 지질화학자들로 하여금 달에서 용암이 흘러내린 달 형성의 기원을 새로이 쓰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위투가 찾아내 분석한 이 월석은 독특하게도 높은 농도의 이산화티타늄과 녹색 감람석으로 형성돼 있었다. 이는 아폴로달탐사선이 지구로 가져온 어떤 월석과도 다른 조성을 보이는 것이다.

이 측정 결과를 조사한 과학자들은 “나사가 아폴로 미션을 통해 지구로 가져온 어떤 월석 현무암 샘플과도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아폴로 달 탐사팀이 채취해 지구로 가져온 월석에서는 티타늄철광석 성분이 전혀 들어있지 않거나 18% 이하로 발견됐다. (아폴로달탐사 프로그램은 1969년 아폴로11호에서 시작, 1972년 아폴로17호를 끝으로 종결됐다.)

위투가 찾아낸 이 암석 샘플은 부드러운 현무암평원에 있는 운석에 의해 형성된 크레이터 가운데에서도 생성된 지 얼마 안 된 곳의 달먼지 표토에서 채취된 것이다.

위투가 전혀 새로운 암석을 발견한 비의바다 지웨이(滋味)지역. 지도는 위투와 창어3의 위치, 그리고 독특한 성분의 바위 사진을 함께 보여준다. 사진=중국항천국
위투가 전혀 새로운 암석을 발견한 비의바다 지웨이(滋味)지역. 지도는 위투와 창어3의 위치, 그리고 독특한 성분의 바위 사진을 함께 보여준다. 사진=중국항천국
달궤도탐사선에서 촬영한 사진역시 창어3가 착륙한 지점에 높은 수준의 티타늄수치를 보여준다. 사진=중국항천국
달궤도탐사선에서 촬영한 사진역시 창어3가 착륙한 지점에 높은 수준의 티타늄수치를 보여준다. 사진=중국항천국

위투 계측기의 암석분석 결과 이 지역은 달 표면에서도 가장 최근 형성된 유년기 지형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달 표면은 대부분 30억~40억년 전 화산 분출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생각해 왔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위투가 발견해 측정한 이 보기드문 현무암이 달화산에서 흐른 용암에 의해 29억6천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자들은 달이 45억년 전에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

흰 네모로 표시된 지역이 창어3가 착륙한 지점이며 붉은 숫자는 아폴로탐사선이 착륙해 암석샘플을 채취한 지역이다. 사진=나사
흰 네모로 표시된 지역이 창어3가 착륙한 지점이며 붉은 숫자는 아폴로탐사선이 착륙해 암석샘플을 채취한 지역이다. 사진=나사

브래들리 졸리프 워싱턴 세인트루이스대 행성과학자는 “이러한 다양성은 달의 상층부 맨틀이 지구를 구성하는 암석성분보다 덜 균일하게 이뤄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달 표면에서의 다양한 티타늄 분포는 달의 내부가 균질(단일성분)화 되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우리는 달형성 시기 별 화학성분을 상호 비교함으로써 달의 화산활동이 시간경과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폴로15호가 채휘한 월석. 테사스 휴스턴 달샘플연구소. 사진=위키피디아
아폴로15호가 채휘한 월석. 테사스 휴스턴 달샘플연구소. 사진=위키피디아

그는 “우리는 여전히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정확히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마도 마그마가 끓던 시기에 맨틀의 형성을 방해한 거대한 충격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 산동대 과학자들은 이 발견 결과가 달궤도탐사선에서 측정된 결과와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커뮤이케이션에 게재됐다.

■중국의 달탐사 로봇 위투는?

중국의 달탐사로봇 위투는 지난 2013년 창어3호에 실려 함께 달 표면에 착륙했다.

6개의 바퀴를 단 위투는 당초 달 착륙 후 3개월간 지표면을 탐사해 창어3호를 통해 지구로 분석 데이터를 전송토록 설계됐다.

하지만 지난 해 초 가동 1개월 만에 태양광전지에 문제가 발생해 2주이상 지속되는 달의 밤기간에는 가동이 되지 않아 움직이지 못하고 동면상태에 들어갔다.

지난 해 5월 중국관리들은 “위투가 여전히 가동하고 있으며 4개월간 움직이지 못하다가 다시 가동하기 시작해 지구로 데이터를 전송해 보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국 우주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유명한 위투는 마이크로블로그에서 15만명의 팔로어를 둘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달의 암석들은 어떻게 형성됐을까?

과학자들은 45억년 전 화성크기의 천체가 지구와 부딪쳤을 때 녹은 거대한 천체가 떨어져 나가 달을 형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천체가 식어 지각,맨틀,코어를 형성했고 방사능원소는 달의 내부 깊숙이 들어가서 지각 아래 있는 암석들을 녹였다.

이후 약 5억년 전 쯤 지나자 화산용암이 운석충격에 의해 생겨난 크레이터를 삼켜 이른바 달의 바다(maria)를 형성했다.

워싱턴대 지구행성과학자 앨리언 왕 박사는 “광물은 대개 특정 순서대로 결정화되며 마그네슘, 철이 풍부한 광물로 결정화된 후 마그마 속으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티타늄은 티타늄철광석으로 불리는 광물에 풍부하게 들어있다. 대개 마지막 단계에 이르기까지 결정화되지 않는다. 이 원소의 밀도가 너무나 높아서 맨틀로 가라앉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투가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달표면 가까이에서 발견해 분석한 부드러운 현무암에서는 서로 다른 시기에 형성된 티타늄철광석과 감람석이 풍부하게 들어있었다.

이처럼 달 표면 암석에서 다양한 티타늄을 가진 암석이 분포돼 있다는 것은 달의 내부가 균질(단일성분)화 되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과학자들은 이같은 독특한 현무암이 발견된 지역이 달형성기 가운데 상대적으로 늦은 시기에 형성돼 마그마가 끓는 바다로 덮여 있었다고 보고 있다. 이로 인해 감람석은 마그마의 바다위로 떠오르고 티타늄철광석이 가라앉게 됐으며, 이 과정에서 두 암석 성분이 섞이게 됐다고 보고 있다.

졸리프박사는 “철분이 풍부함 감람암과 티타늄철광석이 함께 생겨날 가능성을 높여주는 이같은 해석은 훨씬 더 설득력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달에서 채굴을 할까?

달에서 자원을 채취할 가능성은 중국이 우주프로그램에 뛰어든 주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인류는 달에는 서 태양광발전 가능성을 보고 있다. 또한 달에는 우라늄, 티타늄, 그리고 다른 광물자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안 존슨프리스 중국우주전문가(미해군전쟁대학교 국가안보분야교수)는 “중국은 전략지정학적인 이유, 그리고 자체적인 법적 타당성에 따라 달로 가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가디언지는 이번 성과에 대해 달탐사가 더이상 러시아나 미국, 또는 유럽우주국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중국,일본,인도 등의 국가가 이미 자력으로 개발한 로켓에 달궤도탐사선을 발사해 달을 관측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