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증시는 상반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 세계경제 불확실성 영향으로 하반기 내내 맥을 추지 못했다.
연평균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해로 마감될 가능성이 높지만 2011년 이후 이어진 ‘박스피(박스권·코스피)’ 탈출에는 실패했다.
연초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유럽중앙은행(ECB) 유동성 공급과 미국 금리 인상 지연,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중금리 하락 등으로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며 유동성 장세가 펼쳐졌다.
제약·바이오 등 중소형주가 상반기 랠리를 이끌었다.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 23일 2173.41로 연고점을 기록하는 등 박스피를 탈출하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여기까지였다.
30일 올해 증시 폐장일을 사흘 앞둔 시점에서 작년 말 코스피 지수인 1915.59와 비교하면 3% 이상 상승했다. 중국이 8%이상, 일본도 9%이상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물론 G20 국가 평균 0.8% 하락한 것에 비하면 높은 상승률이다.
코스닥시장은 한때 지수 800선을 바라보는 등 코스피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7월 20일 지수가 782.64까지 올랐으며 시가총액도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2015년 증시의 가장 큰 이슈는 지난 6월 15일 가격제한폭이 종전 ±15%에서 ±30%로 확대된 것이다. 1998년 이후 17년만이다. 제도 시행 이후 상하한가 종목이 줄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2분기까지 잘나갔던 증시는 3분기 들며 그리스 채무불이행 우려, 중국 증시 폭락 등 글로벌 악재가 잇따르며 휘청거렸다. 가짜 백수오 파동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이어지며 증시 발목을 잡았다. 8월부터는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시장을 덮쳤다. 미국은 결국 12월 16일(현지시간) 연방기금금리를 0.25%P 올리며 시장 불확실성 하나를 제거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던 외국인은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3조원이 넘는 자금을 빼내갔다. 상반기 10조원 가까운 주식을 사들였으나 하반기 들어 빠르게 팔아치우고 있다. 특히 유가 급락으로 중동계 자금이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상장사 실적도 부진했다. 유가 하락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이익은 늘었지만 정작 매출은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가 고착화됐다.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498곳 연결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205조61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7조4781억원, 56조4962억원으로 12.69%, 11.31%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 각광받았다. 기준금리가 1%대에 머물고 주식시장마저 불확실성에 휩싸이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대거 몰렸다. 가장 인기를 끈 것은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상품으로 펀드시장을 위협할 정도로 커졌다. 국내 투자로 만족할 만한 수익을 얻지 못한 일부 자금은 해외펀드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한동안 인기를 끈 중국 펀드 수익률은 별로였고 브라질 펀드 투자자는 큰 손실을 봐야했다.
<아시아 국가의 외국인 순매수 동향 (단위:백만달러)>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