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16일 새해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2.7%로 내렸다. 현재 경기 상황이 그만큼 안 좋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새해도 경쟁성장률은 3%를 넘기 힘들 전망이다.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도 있어 경기 개선이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의 소비 진작 대책 효과가 소멸되면 새해 1분기는 경기를 지탱했던 소비까지 꺼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이에 따라 민간과 내수 중심으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수출 회복 대책으로 3%대 성장궤도로 복귀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한다.
국내 주식시장은 ‘박스피(박스권·코스피)’ 탈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에 이어 쉽지 않을 것으로 진단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중국 경제 위기감이 가시지 않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여기에 수출과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국내 기업 실적도 증시를 끌어올릴 만큼 개선될지 불분명하다. 물론 4월 국회의원 선거가 있고 미국이 1분기에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 때문에 연초에는 숨통이 트일 것이란 의견도 존재한다.
미국은 지난 16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서 새해 점진적 금리인상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악재 하나가 사라졌을 뿐 상반기부터 단행될 추가 금리인상 시점을 두고 또다시 시장이 시끄러워질 전망이다.
다만 중국 경제에 낀 먹구름이 빨리 걷힌다면 신흥국 수요가 살아나고 원자재 가격이 정상을 되찾는 등 경기 모멘텀이 회복될 수도 있다.
국내 기업 실적은 올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저금리와 저유가, 원화 약세 등 영향으로 역대 최고 수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새해 코스피 상장사 당기순이익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106조원으로 추산된다”며 “다만 실적 추정치와 기업 실제 실적 간 괴리가 커지는 어닝 쇼크가 2012년부터 지속되고 있어 컨센서스 현실화 여부는 좀 더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10대 증권사가 예측하는 내년 코스피 밴드는 하단 평균이 1849, 상단은 2223이다. 상·하반기 시장 흐름에 대해서는 ‘상고하저’(삼성증권, 현대증권 등)와 ‘상저하고’(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로 갈리고 있다.
대다수 증시 전문가는 새해 증시에서 중국 소비 성장 수혜주, 미디어·콘텐츠 업종, 전기차 관련주, 배당주, 대형 가치주 등이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최선호주로는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CJ E&M, LG화학, 삼성SDI, 카카오, 아모레퍼시픽, 농심, 한국전력 등이 꼽힌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