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원유가 새해 1월 수출길에 오른다. 1차 석유파동을 계기로 원유 수출을 금지한 지 40년만이다.
엔터프라이즈 프로덕츠 파트너스는 새해 1월 초 휴스턴 운하에서 경질유 60만배럴을 유조선에 싣는다고 23일(현지시각)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원유 수출을 허용하는 법안에 서명한 지 1주일도 안돼 발표했다. 구매자는 네덜란드 업체인 비톨(Vitol)이다.
미국 원유 수출로 유럽 정유사 이익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럽 시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이란 원유와 경쟁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미국산 원유 가격 경쟁력은 좋은 편이다. 운임이 저렴해서다.
미국은 1920년에 만든 법률로 원유를 미국 내 항구에서 다른 항구로 옮길 때 미국 국적 선박만 사용해야 한다. 배럴 당 7달러다.
하지만 미국에서 유럽 등 외국으로 원유를 수송할 때는 비용이 저렴한 외국 국적 유조선을 이용할 수 있다. 운송비가 배럴당 2달러로 떨어진다.
유럽에서 정제한 휘발유를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는 것도 가능하다. 유럽은 경유, 미국은 휘발유를 주로 소비하는 까닭이다. 휘발유 가격이 저렴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BBC방송은 다른 해석을 내놨다. 베네수엘라와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에서 미국산 원유 도입이 늘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럽에는 이미 북해와 서아프리카에서 오는 저렴한 원유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세계 5위 석유 수입국인 한국에서 거는 기대도 크다.
한국은 미국산 원유 수출에 이어 새해 상반기로 예정된 대이란 경제제재마저 해제되면 석유 수입원을 다변화할 수 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