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유 시장 중동 지배력 강화… 美 원유업체 경영난 악화

국제 원유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미국 원유 생산업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국제 원유시장에서 중동 지역 국가 시장지배력이 커지는 모양새다.

댈러스연방준비은행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 4분기에 9개 원유생산업체가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파산보호신청은 경영난으로 도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회생할 수 있게 도와 달라는 구조 요청이다. 한 분기에 9개 원유 생산업체가 파산보호 신청을 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파산보호신청 증가는 원유 가격 하락이 미국 원유업체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해 6월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국제 유가는 1년 6개월 가까이 하락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증산 기조와 유럽, 중국 저성장이 맞물려 공급 과잉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번 주에 9% 오르긴 했지만, 배럴당 가격은 38달러대에 머물러 있다.

원유 가격 추락에도 OPEC은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자체 할당량보다 많은 원유를 생산 중이다. 상대적으로 생산단가가 높은 미국 셰일 원유 생산업체들을 고사시켜 세계 시장 점유율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OPEC 전략대로 미국 내 원유 생산업체 대부분은 이미 경영 위기를 맞았다.

댈러스연방준비은행은 보고서에서 지난 14개월 동안 7만명, 전체 원유업계 근로자 14.5%가 일자리를 잃었다.

보고서는 내년에도 미국 원유생산업체 어려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내 생산량은 서서히 줄고 있지만 공급과잉도 여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사회 제재가 해제되면 이란이 하루 50만 배럴 원유를 추가 생산하고 OPEC은 현재 산유량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댈러스연방준비은행은 “내년 수요 대비 공급 초과량이 하루 60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며 “2017년까지는 공급과잉 현상이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원유 시장 중동 지배력 강화… 美 원유업체 경영난 악화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