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미국 금리 인상 등 내년 국산차 업체 내수·수출 전략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내년은 국산차 업체가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느냐 마느냐를 가르는 중요한 해여서 이 같은 악재에 어느 때보다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국산차 내수 시장은 올해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고 FTA 등 조치로 성장이 예상됐던 국산차 수출 또한 제자리 걸음을 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 시장은 국산차와 수입차가 다른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내년 내수 전체 시장을 올해 대비 2.8% 감소한 175만대로 내다봤다. 그 중 국산차 판매는 4.6% 줄어든 147만대로 점쳐졌다.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도 불구하고 수입차는 7.7% 증가한 28만대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FTA 효과와 세계 자동차 수요 증가라는 호재에도 수출 전망 역시 밝지 않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수요 위축 가능성과 러시아 현지 통화 약세 등 미국 외 시장에서 부정적 요인이 커지는 탓이다.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1% 늘어난 데 그칠 전망이다. 국산차 업체들에게는 내수나 수출 모두 악재가 드리운 셈이다.
내년은 국산차 업체들에게 어느 해보다도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내수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지는 현대차는 내년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성공여부가 미래를 판가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의 새로운 성장동력은 내년 흑자전환에 얼마나 가깝게 가느냐에 따라 달렸다.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에서 철수한 지엠도 당장 신흥 시장을 새롭게 확보해야 할 처지다. 르노삼성도 내년 탈리스만 성공에 따라 미래가 달렸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제네시스 EQ900 출시 시기를 앞당기고 다음 모델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EQ900에 대한 초기 뜨거운 반응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다. 이미지 쇄신과 함께 수익성을 개선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쌍용차는 티볼리 롱바디 출시와 함께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 쌍용차는 티볼리 내년 수출 목표를 내수보다도 높게 잡았다. 올해 러시아 통화 약세로 인해 흑자전환에 실패한 이 회사는 티볼리를 통해 유럽에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엠은 외형확대보다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에서 철수시켰다. 내년에는 이를 대체할 만한 신흥 수출시장 개척과 임팔라와 스파크 인기를 타고 내수 점유율 10%대를 달성하는 것이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이 매우 중요한 때이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며 “내년 부진요소를 극복하고 활로를 개척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