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주 굴기가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19개 지구 탐사위성을 우주로 내보냈다. 역대 최다 발사 기록을 세웠던 지난해와 같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은 29일 시창 위성발사센터에서 지구 관측위성 가오펀4호(GF-4)를 발사했다. 위성은 롱마치-3B 추진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날아올랐다. 롱마치 로켓 시리즈 222번째 비행이다.
가오펀 4호는 HD급 화질로 촬영이 가능한 중국 첫 정지궤도 위성이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고화질(HD) 지구 관측시스템(CHEOS) 개발 프로젝트 일환이다.
쉬 다저 중국국가항천국(CNSA) 국장은 “세계 최고 수준 HD정지궤도 원격탐사 위성”이라고 소개했다.
이전 가오펀 위성이 지표 위 600~700㎞에서 맴도는 것과 달리 3만6000㎞ 상공까지 올라간다. 지구 자전과 같은 속도로 돌기 때문에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가오펀 4호는 시간분해능과 공간분해능을 극대로 끌어올렸다. 지표면을 가로 400㎞×세로 400㎞로 촬영한 개별 화면을 묶어 최대 7000㎞×7000㎞까지 제공한다.
가오펀 4호 설계를 담당한 리궈 선임은 “거대한 CMOS 카메라를 이용해 바다 위 유조선을 볼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위성은 정지궤도에서 8년 동안 지구를 관측하는 임무를 맡는다.
통 쉬동 가오펀 위성 설계 책임자는 “재난 예방과 경감, 지질학적 재난 감시, 재난 예측, 기상예보 등에 쓰인다”고 말했다.
가오펀 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HD급 광학 관측 위성 7개를 발사하는 게 목표다. 가오펀 1호는 첫 위성으로 지난 2013년 4월에 발사됐다. 개발은 CNSA 지구관측시스템데이터센터(EOSDC)가 맡았다. 위성 관리와 응용서비스, 상용화개발, 기술 지원 등도 담당한다.
중국이 위성 발사 횟수를 늘리는 것은 독자적인 위성 위치확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다른 국가와 달리 미국 GPS나 러시아 글로나스(GLONASS), 유럽 갈릴레오를 쓰지 않는다.
독자 개발한 ‘베이더우(北斗)’를 위성에 실어보낸다. 함정이나 군용기, 미사일 등 무기체계 운용은 물론이고 민간 선박과 항공기 운항에 필수적인 위치 정보를 자체 운용하는 것이다. 이미 2012년부터 중국에 한정해 시작했다. 민간용 정확도는 10m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오샤오진 중국항천과기집단 우주비행부장은 “올해는 중국 연간 우주발사 횟수가 신기록을 세우는 것 이외 중국이 쏘아 올리는 우주 비행체 종류와 성능이 한층 풍부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지구 정지궤도와 중궤도, 동기궤도를 도는 항법 위성 수를 30여개로 늘려 위성 위치확인 범위를 전 세계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2022년까지는 지구 궤도에 우주인이 외부지원을 받지 않고 장기간 머물 수 있는 유인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