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산업 전환기 위기와 기회

[기자수첩]산업 전환기 위기와 기회

소재부품과 장비 산업은 전방 수요 산업 경기에 따른 부침이 심하다.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한 두산인프라코어 사태는 제조업 경기 둔화 단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내수시장에서 공작기계 1위를 다투는 현대위아도 중국시장 점유율이 2%대로 떨어졌다. 중국업체 가격 공세와 제조업 둔화가 겹친 결과다.

전자산업도 진통이 예상된다. 스마트폰과 LED산업이 정체기로 접어든다는 분석 때문이다. 삼성, LG 같은 대기업도 자동차 부품으로 신성장동력을 변경하고 있다. OLED 투자와 공장 증설 소식도 디스플레이산업 생태계 전환을 예보한다. 기존 서플라이체인에 의존하던 중소기업에 위기감이 감돈다.

산업 전환기는 위기이자 기회다. 새로운 시장에서 주목받을 신기술을 보유하면 자연스레 수요 기업 선택을 받는다. 애플보다 먼저 포스터치를 상용화한 국내 기업 ‘하이딥’은 좋은 사례다. 무선충전, 광학식손떨림보정(OIS) 통합 카메라모듈처럼 고급 제품에 탑재되다 중·저가 제품으로 확산되는 부품도 좋은 먹거리다.

완제품 제조사는 물량과 단가를 감당하기 위해 발주 폭을 넓힐 수밖에 없다. 앞선 안목으로 기술력을 확보한 중소기업 노력이 빛을 볼 차례다. 불황을 겪는 기계산업에서는 첨단 자동화 기술과 접목, 외산 부품 국산·저가화가 화두다.

전환기에 주목받는 기술과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다음 세대’를 위해 꾸준히 준비하고 투자했다는 점이다. 멀티터치 다음 단계로 ‘압력’을 떠올리고 과감히 투자했다. 수요 기업 요구 제원에 만족하지 않고 한차원 높은 고급 기술을 확보했다. 이들 노력이 전환기 산업 수요와 만난다.

대기업 역할은 이들 노력에 정당한 대가를 부여하는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동안 가지 않은 길을 가야 한다. 신사업 발굴 노력도 일환이다. 새 사업 파트너를 확보하려면 신뢰가 필수다. 2016년, 신인 강소기업과 혁신 대기업 동반 선전을 기원한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