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자동차 `소용돌이`...중요성 커지고 인력도 이동

인포테인먼트·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 등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이 중요한 분야가 각광을 받으면서 소프트웨어 산업 내에서도 자동차 소용돌이가 일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분야에 종사했던 소프트웨어 인력이 속속 자동차 산업으로 발을 옮기고 있으며 현대차 등 국내 자동차 관련 기업도 소프트웨어 경쟁력 보강에 나섰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자동차 업계 최초로 리눅스 관련 지식재산권 공유 단체인 오픈인벤션네트워크(OIN)에 가입했다. OIN은 지난 2005년 구글·IBM·NEC·필립스·레드햇·소니 6개 회사가 리눅스 관련 특허를 공동으로 관리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단체다. OIN이 직접 보유한 특허는 900여개에 달하며, 이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기업 또는 단체·개인도 1800여개에 달한다. 이들은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특허를 로열티 없이 서로 공유한다. NHN 등이 OIN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바 있지만 멤버로 가입을 한 것은 국내 IT 분야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소프트웨어, 자동차 `소용돌이`...중요성 커지고 인력도 이동
OIN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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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특허 공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인포테인먼트를 비롯해 다양한 자동차 전장품에서 리눅스를 이용한 소프트웨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특허를 침해한 부품을 사용하기만 해도 특허권자는 완성차 업체에 특허 침해를 주장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세계 5위에 올라설 정도로 성장했지만 내부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약한 편이다. 그동안 소프트웨어 개발은 외주에 의존해 왔으며, 현대기아만의 소프트웨어 개발 아키텍처도 없다.

최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에서는 모바일 분야에 종사했던 인력을 적극 채용 중이다. 팬택에서 일했던 모바일 소프트웨어 인력이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변화는 IT기업이 자동차 분야에 속속 합류하면서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전장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이를 발판으로 스마트카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IT기업은 운용체계(OS)를 틀어쥐고 스마트카 시장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 향후 이들과 경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와 IT경쟁력을 가져야 한다는 인식이 싹트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BMW나 볼보 같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는 이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 자사의 고유 아키텍처를 발전시켜가고 있다. BMW만 해도 수백명의 인재가 활동하는 소프트웨어 전담팀이 있다.

LG전자도 VC사업부가 꾸려진 이후 모바일 인력 500여명을 자동차 분야로 재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스 베르겔트(Keith Bergelt) OIN CEO는 현대기아차 가입에 대해 “지능형 자동차와 IoT산업에서 리눅스 도입 양상은 전례없이 확산되고 있다”며 “현대기아차 가입이 자동차 시장과 컨슈머 디바이스 산업에 큰 혜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