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넷’은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석유제품 정보 사이트다. 국제유가 동향, 국내 소비추이 등 웬만한 정보가 다 있다. 전국 주유소 기름값 정보 제공 서비스는 백미다. 누구나 운행 반경 내 가장 싼 주유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주유소마다 기름값이 크게는 100원 이상 차이가 난다. 사이트 방문 한 번에 적지 않은 금액을 절약할 수 있다. 많은 소비자가 혜택을 입었다. 이전까지 소비자는 몇 개 주유소를 제외하고 기름값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정보비대칭을 넘어 사실상 차단된 시장이었다.
고마운 오피넷이지만 운영상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온라인 제공 가격과 실제 주유소 판매가격 불일치가 대표적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지난해 9월 서울지역 석유제품 가격을 분석했다. 결과에 따르면 일부 주유소 표시가격과 오피넷 공개가격이 달랐다. 일부 주유소가 실제 판매가격보다 낮은 금액을 올려 ‘낚시질’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로 이어진다.
문제 발생 원인은 가격 정보를 취합하는 방식에 있다. 주유소 판매 가격은 하루에도 몇 차례 변한다. 주유소는 법령에 의해 변경 후 24시간 내에 변경사항을 보고하면 된다. 신용카드 결제정보를 활용한 자동보고, 인터넷과 ARS를 이용한 직접보고, 두 가지 방식이다. 자동 보고 주유소 가격 정보는 바로 전달되지만 오피넷 업데이트 주기에 따라 반영되지 않는 사각 시간이 생긴다. 직접보고 방식은 차이가 발생할 여지가 더욱 크다. 주유소가 가격 변동 이후에 잠시라도 보고를 늦추면 오피넷 제공 가격은 무용하다. 사실 이 논란은 오피넷 개설 이후 줄곧 따라다녔다.
석유공사는 초반 하루 2회였던 업데이트를 현재 일 6회로 확대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재 보고 방식이라면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명색이 가격 정보 사이트다. 온라인 공개 가격과 주유소 가격이 1원이라도 차이 나면 신뢰도는 하락한다. 단 한 개 주유소 가격 정보만 틀려도 마찬가지다.
획기적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시작한 유가정보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서비스도 좋지만 신뢰도가 최우선이다. 자동보고 시차를 없애는 등 노력이 그리 어려울까. 오피넷이 문을 연지도 이제 8년째로 접어든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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